학대예방해야할 인권단체가 중증장애인 직원 정서적학대 “대기업 저성과자 밀어내기와 다를게 뭐냐”

입력 2017-08-05 00:30 수정 2017-08-05 01:06
학대예방에 나서야할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을 교육한다는 이유로 사실상 학대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5일 인천지역 장애계에 따르면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부설 함께걸음자립생활센터에서 코디네이터로 일한 40대 중반의 뇌성마비장애인 A씨가 입사 4개월째인 2015년 4월부터 해고를 당한 시점까지 8개월동안 근무하면서 맞춤법이 틀리다는 이유로 동화책 받아쓰기를 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1급 뇌병변장애인으로 인천 소재 장애인야학을 거쳐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해 고졸학력을 취득한뒤 인천 소재 장애인 야학에서 10여년동안 회원관리 업무를 하다 함께걸음인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관계자로부터 입사 제안을 받고 2015년 1월 입사한 인물이다.

A씨는 2016년 3월 연구소에서 발생한 학대행위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정상적인 직무교육이 아니라 인권침해라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인천연구소는 같은 해 5월 A씨에게 가해자를 징계처분할테니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취하해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가해자에게 내려진 정직 3개월, 정직기간 중 기본급 감봉 50%,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 이수와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인천지부에서 지정하는 장애인 인권교육 10시간 이수의 징계결정 내용을 인천연구소로부터 듣고 국가인권위 진정을 취하했다.

결국 자립생활센터에서 코디네이터로 일한 A씨는 월 140만원의 급여를 받으며 1년동안 일을 한뒤 해고됐고, 6개월동안 실업급여를 받은 것을 제외하곤 최근 1년간 일정한 직업없이 방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립생활센터는 장애인이 센터장을 담당하고, 직원 중 1명을 장애인을 채용하도록 되어 있다. 해고된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은 심한 언어장애가 있기 때문에 근로지원인 제도를 활용하는 등 정상적인 제도를 이용했을 경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인천지소가 정상적인 인권단체 입장이었다면 피해자의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취하하도록 종용할 것이 아니라 직원의 일탈행위에 대해 인권위원회의 결정을 근거로 인권단체답게 해결책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스스로 불명예를 자초했다.

전문가들은 “중증장애인 삶을 보조하는 자립생활센터가 중증장애인 직원에서 동화책 받아쓰기를 시킨 것은 대기업들이 저성과자를 해고하기위한 과정과 흡사한 형태”라고 질타했다.

특히 국가인권위 진정을 취하를 하지 않았을 경우 큰 문제가 될 사안을 인천연구소가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 단체는 이같은 상황에서 이 단체는 지난 4월 인천시가 전국 최초로 장애인인권센터 위탁단체공모를 하자 응찰에 나섰다가 탈락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장애인단체의 한 관계자는 “피해자측이 작년 하반기에 인권위원회에 다시 진정을 하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는 지난 4월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내부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자체 징계를 했기 때문에 인권위 교육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진정사건을 기각했다.

장애인 단체 관계자는 “최근 확인한 결과 연구소는 가해자에게 정직3개월 처벌을 결정하고도 거짓징계만 하고 인권위 진정만 취하시킨 것으로 드러났다”며 “인권단체가 인권침해를 덮기위해 징계위원회를 거친 사안을 조직적으로 은폐한 것이 분명해진만큼 책임을 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또 “인권단체에서 중증장애인 직원에게 동화책 받아쓰기식의 굴욕적인 조치를 하고, 일을 못한다고 폭언까지 한 것에 대해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넘어가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부설 자립생활센터 소속 가해자는 중증장애인 직원이 해고된 뒤에도 그대로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1987년 창립된 단체로 유튜브 방송에서 장애인을 출연시켜 모욕하고 비하한 유튜버를 형사고발해 벌금 200만원을 받게 하는 등 장애인 권익옹호활동을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