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를 잃은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주목받고 싶어 남자친구에게 수백건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자살을 부추긴 혐의로 기소된 미국 여성이 징역 15개월을 선고받았다.
CNN 방송은 3일(현지시간) 미국 브리스톨 청소년법원이 남자친구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자살을 재촉한 혐의로 기소된 미셸 카터(20·여)에게 과실치사죄를 적용, 징역 15개월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재판을 담당한 로런스 모니스 판사는 "이 법원은 갱생과 처벌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카터는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수감되지 않고 불구속 재판을 받을 수 있다.
선고 공판이 열린 법정에서는 남자친구 콘래드 로이(사망 당시 18세) 가족들의 절규가 이어졌다. 카터도 휴지로 입을 막고 흐느꼈다.
로이는 2014년 7월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상가 주차장에 세워진 자신의 트럭 안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은 로이가 자살한 원인이 카터의 자살 독촉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로이가 사망하기 전 받은 문자메시지를 증거로 제시했다. 카터는 로이에게 "차를 세우고 앉아 있어. 20분 정도 걸릴 거야. 큰일은 아니야"라고 말한 뒤 "때가 왔어" "준비됐어" "그냥 하면 돼"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검찰에 따르면 카터는 로이의 죽음 후 주변인들의 관심을 갈구했다. 슬픔에 빠진 여자친구 행세를 하며 동정의 대상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로이의 어머니에게 위로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검찰은 "카터가 삶과 죽음의 게임에서 로이를 도구로 이용했다"고 비난했다. 로이의 어머니 역시 "카터의 행동이 고의적이고 무모했다"며 "카터 때문에 내 아들이 죽었다"고 증언했다.
문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