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신도 6시간 폭행·살해, 시신 암매장… 사이비교주 구속

입력 2017-08-04 14:36

여성 신도를 6시간 동안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사이비종교 교주와 신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신도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살인 등)로 사이비종교 교주 박모(40)씨를 구속하고 그의 가족 등 신도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6월부터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사이비종교의 여신도 3명과 경북 영주의 원룸에서 함께 생활했다. 신도는 A씨(57·여)와 A씨 여동생 2명 등 총 3명이었다. 박씨는 이들과 함께 지내며 여신도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씨의 통제 아래 여신도 3명은 하루 2~4시간 정도만 잘 수 있었다고 한다. 예배할 때 자세가 바르지 않거나 묻는 말에 대답하지 못하면 귀신이 들어 순종하지 않는다며 마구 폭행했다. 숨진 A씨 역시 거듭되는 폭행 끝에 사망했다. 4월 11일 A씨는 여느 때처럼 폭행을 당하다 정신을 잃었다. 그러자 박씨는 A씨를 욕실로 끌고 가 전신에 물을 뿌리고 다시 폭행했다. 6시간 동안 이어진 구타 끝에 A씨는 사망했다.

경찰은 “박씨가 아내, A씨의 친동생 2명과 함께 A씨의 시신을 승용차에 싣고 경북 봉화의 야산으로 이동해 시신을 암매장했다”고 전했다. 범행은 A씨의 두 여동생이 부산으로 피신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박씨가 또 다른 원룸을 얻어 살면서 이들에 대한 감시가 소홀해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경찰은 경북 봉화군 야산에서 A씨 시신을 발굴한 뒤 박씨를 검거했다. 붙잡힐 당시 박씨는 범행을 부인하다 A씨 시신이 발굴된 사진 등을 보고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