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내일 靑 복귀… ICBM·입법전쟁 현안 산적

입력 2017-08-04 12:41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여름휴가를 마치고 청와대로 복귀한다. 6박7일 ‘휴식’의 끝에는 산적한 국내외 현안이 기다리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인한 안보 위기의 돌파구를 찾고 세제 개편과 부동산 대책의 완성을 위한 입법 전쟁을 치러야 한다. 아직 끝내지 못한 인사도 남아 있다.

당초 문 대통령은 휴가 중에 머리를 비우고 푹 쉬다 오겠다는 뜻을 비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히려 머리를 가득 채운 채 휴가지로 떠나야 했다. 지난달 28일 밤늦게 북한이 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하면서 29일 출발하려면 휴가 일정을 하루 늦춰야 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 등 민감한 사안을 지시하고 30일 오전 평창으로 떠났다.

동계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한 뒤 31일 오대산 상원사길 산행에 나섰다. 등반객들과 만나 함께 사진을 찍으며 어울렸다. 1일부터 외부와 격리된 진해 해군기지의 군 휴양시설에 머물면서도 각종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워낙 중대한 국내외 현안이 많다 보니 제대로 쉬지도 못하셨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2일 리야미자드 리야쿠두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을 접견해 ‘잠수함 세일즈’ 외교에 나섰고, 3일에는 해군기지 내 거북선 모형함을 방문해 둘러봤다. 해군사관학교 학생들과 단체사진을 찍으며 어울리기도 했다.

이렇게 휴가를 마무리하고 5일 복귀하면 북핵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가질 예정이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거의 매일’ 맥매스터 백악관 보좌관 등과 통화하며 조율한 내용을 토대로 대북 한·미 공조 방안을 확정해야 한다. 특히 미국과의 미사일 지침 개정 및 FTA 협상도 기다리고 있다. 중국과는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로 ‘불편해진’ 관계를 추슬러야 한다.

문 대통령 휴가기간에 고강도 부동산 대책과 슈퍼리치 증세안이 발표됐다. 이에 대한 국민 여론을 살피고 부작용 등을 파악해 챙겨야 하는 상황이다. 세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호소하는 문제도 닥쳐 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벌어질 하반기 ‘입법전쟁’은 문재인정부 주요 정책의 명운이 걸린 터여서 면밀한 대비가 필요하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선, 미·중·일·러 4강 대사 인선도 마무리해야 한다. 신고리 원전 5, 6호기 공론화위원회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탈원전 이슈도 난제로 꼽힌다. 여야 정치권과 학계, 업계, 지역 여론이 제각각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