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정두현 교수팀, 당뇨 유발 단백질 ‘펠리노1’ 첫 규명

입력 2017-08-04 10:11
당뇨 발생과 비만 촉진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국내 의료진이 찾아냈다. 이 단백질 분비를 조절하면 당뇨와 비만을 동시에 억제하는 길도 열리게 된다.
 
서울대병원은 병리과 정두현(
사진) 교수와 국립암센터 시스템종양생물학과 이호 교수 연구팀이 우리 몸 조직세포 안에서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단백질, ‘펠리노-1’이 비만과 당뇨병 발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하는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펠리노-1이 결핍된 생쥐와 정상 생쥐 각각 20마리에게 고지방 사료를 먹이는 실험을 통해 당뇨와 비만 유발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펠리노-1이 결핍된 생쥐는 그렇지 않은 대조군보다 비만 발생률이 20%가량 낮은 것으로 측정됐다. 또 혈당은 10%, 인슐린 저항성도 35% 가량 낮았다. 이는 당뇨병 발병 위험이 그만큼 낮다는 뜻이다.


[그림] 비만 쥐는 대식세포내에 증가된 펠리노-1이 IRF5와 결합해 지방조직의 염증을 유도하고 당뇨병을 유발시킨다. 서울대병원 제공

정 교수는 “펠리노-1 단백질이 비만과 당뇨병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드러난 만큼 향후 이 기능을 조절하는 방법을 찾으면 비만 및 당뇨병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만은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 관절염, 암을 포함해 여러 질병의 병인에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비만과 관련된 질병 발생에 대해 많은 사회적 관심이 증가되고 있다. 

특히 성인 인구 10%가 앓고 있는 당뇨병은 비만 증가와 함께 발생이 지속적으로 증가돼 상당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소모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비만 관련 질병 발생 기전과 치료법에 관한 연구 결과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사업과 암정복추진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분야 유명 국제 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인 ‘셀 리포츠(Cell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