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여성 10명 중 6명 이상 “생리 전 더 심해져” 고민

입력 2017-08-03 17:55 수정 2017-08-04 09:39
생리전증후군과 함께 불쑥불쑥 나타나는 여드름이나 뾰루지 때문에 고민하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른바 ‘생리여드름’이다.

대부분의 여성은 다달이 생리 예정일 열흘 전부터 다양한 이상 증상을 겪는다. 자극적 음식 위주로 식욕이 급격히 늘거나 허리와 배·다리 통증과 부종, 혹은 이유 없이 우울해지고 감정기복이 심해지기도 한다. 바로 생리전 증후군(PMS)이다.

이런 생리전 증후군과 함께 생리여드름까지 더해지면 누구라도 ‘짜증 지수’가 급상승하기 마련. 

생리여드름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생리전 증후군과 같이 여성호르몬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심한 여드름 때문에 고민하는 여성 10명 중 6명 이상이 생리 전후에 더 심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보고도 있다.

서울 강남아름다운나라피부과 이상준(사진)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생리 전후 심해지는 ‘생리여드름’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지 알아봤다.



호르몬 영향 피지 분비 증가로 심해져
화농성여드름으로 발전 우려 조심해야

이상준 원장은 최근 여드름(뾰루지) 증상을 경험한 일반 여성 10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평소 여드름이 없다가도 생리 전후에 주로 생긴다’는 응답자가 65%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3일 밝혔다.


여드름이 주로 생기는 부위로는‘턱 주변’이 68%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볼 32%, 이마 22%, 코 주변 17% 등의 순서를 보였다(도표 참조). 

생리 전후 여드름이 생겼을 때 대처방법으로는 ‘그냥 놔둔다’는 이가 39%, ‘손으로 직접 짠다’는 이가 31%, ‘여드름 전용 화장품을 바른다’는 이는 20%로 각각 조사됐다. 

특히 ‘같은 부위에 반복적으로 생기기도 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여성이 69%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응답자 10명 중 약 7명이 재발성 여드름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
 
이 원장은 “평소 여드름이 잘 안 생기는 체질이라고 하더라도 생리 전후 갑작스런 호르몬 변화로 인해 여드름이나 뾰루지 같은 피부 트러블이 언제든지 생길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생리 주기에 따라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면 피지선을 자극해 피지 분비가 늘어나고 표피세포의 재생 속도가 저하돼 생리여드름이 화농성 여드름으로 발전할 수도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생리 여드름은 턱이나 입 주변에 주로 생기는데, 턱은 피부가 얇으면서 건조하기 쉬운 U존 부위로 대부분 붉은 구진이나 고름이 들어찬 농포, 심할 경우 결절이나 낭종 등 화농을 동반하기 일쑤라는 것. 

이 원장은 “이 경우 울긋불긋한 여드름 자국이나 피부가 움푹 패인 흉터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한번 자리잡은 흉터는 원래 피부로 복원이 매우 어렵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생리 시 식욕증가가 화근
초콜릿, 고당질 식품 조심
손대지 말고 세안에 더 신경을

그렇다면 생리여드름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우선 평소 여드름이 자주 생겨 고생하는 경우라면 식습관과 생활관리, 정기적인 피부과 방문 검진 등이 중요하다.

평소 괜찮다가도 생리 때만 되면 어김없이 여드름이 나타날 경우엔 생리 후 저절로 사라진다는 생각으로 그대로 방치하거나 자칫 대처가 미흡해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기 쉽다. 이때는 더더욱 초기부터 철저한 생활관리와 대처가 중요하다.

요즘 같이 무더운 여름에는 땀과 피부 분비물, 먼지 등이 뒤엉켜 모공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생리 때는 세안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하루 2회이상 깨끗한 세안이 중요하며, 세안 시 피부에 자극이 가지 않도록 부드럽게 문질러준다. 

진한 화장을 지우기 위해 사용하는 클렌징오일은 피부에 잔존할 경우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유발할 수 있다. 되도록이면 사용을 자제하고 사용 했을 때는 폼 제품 등으로 깨끗하게 마무리 해주면 좋다.

간혹 생리 즈음에 피부가 칙칙하고 푸석푸석해 보여 평소보다 화장을 두껍게 하거나 미백, 영양 등 케어 횟수를 늘리는데 이는 오히려 피부 트러블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생리 여드름이 생겼을 때는 절대 손대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손에 있는 세균이 침투해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손으로 잘못 압출했거나 뜯은 경우 흉터로 남을 확률이 크다. 이 경우 해당 부위를 깨끗이 소독 후 피부과에 내원하여 전문적 사후 처치를 받는 게 좋다.

치료는 생리 여드름 발생 초기에 해야 결과가 좋다. 초기에는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염증이 오래되면 없어졌다 다시 생기기를 반복하는 만성여드름으로 이어지기 쉽다. 

또 피부의 진피까지 손상돼 흉터가 남을 수 있고 심한 경우 볼록 튀어나오는 켈로이드성 여드름이 남기도 한다. 치료는 모공 속 노폐물과 각질을 녹여주는 스케일링과 공기압 광선 치료등을 이용하여 진행한다.

이 원장은 “생리 전 생기는 여드름은 여성들의 피할 수 없는 골칫거리 중 하나다. 여성들 중 여드름을 방치하거나 혼자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증세를 악화시키거나 만성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생리 시 식욕 증가로 인해 초콜렛이나 과자 등 고당질식품 섭취량이 늘어나는데 이는 피지분비를 자극, 여드름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