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영화 '나쁜 남자' 여배우 과거 인터뷰 주목…"악몽이었다"

입력 2017-08-03 16:14 수정 2023-01-31 15:06

김기덕 감독이 영화 '뫼비우스' 촬영 현장에서 여배우 뺨을 때리고 대본에 없었던 베드신 촬영을 강요한 혐의로 피소되자 그의 다른 영화 '나쁜 남자'에 출연했던 여배우의 과거 인터뷰가 재조명되고 있다.

영화 '나쁜 남자' 스틸컷

2002년 개봉한 '나쁜 남자'에서 주인공 선화 역을 맡았던 배우 서원은 과거 인터뷰에서 "'나쁜 남자' 이야기를 하면 촬영 때의 일이 떠올라 표정이 일그러지고 어두워진다"고 밝혔다. '나쁜 남자'는 여대생에서 창녀가 되고, 자신을 창녀로 만든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여자의 이야기다. "선화로 있어야 하는 제 모습이 끔찍했어요"라던 배우 서원은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말이 없어졌고, 촬영장에서도 혼자 있는 시간이 늘었다"고 했다.

영화 '나쁜 남자' 스틸컷

그는 "촬영장에서 거의 자폐였다"며 "거울을 들여다보면 제가 정신이 나가 있는 게 보였다"고 털어놨다. 영화가 나온 뒤에 다시 "악몽에 시달렸다"는 그는 "머리를 비워야 뭔가를 담을 수 있는데 아직 다른 걸 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서원은 영화 '섬'에서 다방 레지 역을 연기하며 김기덕 감독과 사전에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관객으로 보는 건 좋았는데 실제로 감독님 영화에서 연기를 하는 건 좀…"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영화 '뫼비우스' 스틸컷

김기덕 감독은 영화 '뫼비우스'에서 당초 주연을 맡았던 여배우에게 "감정 이입이 필요하다"며 뺨을 때리고 베드신 촬영을 강요한 혐의로 피소됐다. 당시 여배우는 결국 영화 출연을 포기했고 그의 역할은 다른 여배우에게 넘어갔다.

영화 '뫼비우스' 스틸컷

3일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은 "김기덕 감독 사건 조사 과정에서 '촬영 당시 김 감독이 여배우의 뺨을 2~3차례 때리는 걸 목격했다'는 스태프의 증언이 나왔다"며 "여배우가 남성 성기를 잡는 장면을 사전 협의 없이 강요해 찍었고, 해당 영상물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증거 자료를 종합해본 결과 김기덕 감독의 폭행과 강요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10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배용원)에 배당돼 조사 중이다. 김기덕 필름 측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서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정확한 고소 내용을 파악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영화 '뫼비우스'는 남편의 외도에 증오심이 차 있던 아내가 남편에 대한 복수로 아들에게 상처를 주고 집을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정정보도문] 영화감독 김기덕 미투 사건 관련 보도를 바로잡습니다
해당 정정보도는 영화 ‘뫼비우스’에서 하차한 여배우 A씨 측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본지는 2017년 8월 3일 <‘폭행·베드신 논란’ 김기덕 감독 “사실성 높이려다 생긴 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비롯하여, 약 24회에 걸쳐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하였으나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하였다는 내용으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다고 보도하고, 위 여배우가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뫼비우스 영화에 출연하였다가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는 ‘김기덕이 시나리오와 관계없이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하고 뺨을 3회 때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을 뿐,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여배우는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은 사실이 전혀 없으며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한 피해자는 제3자이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