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 휴가 가세요" 금천구 사흘간 쓰레기 수거 중단

입력 2017-08-03 16:04

서울 금천구가 청소대행업체 소속 환경미화원들에게 여름휴가를 주기 위해 3일부터 사흘간 쓰레기 수거를 중단했다. 금천구의 폐기물 수집·운반을 대행하는 4개 업체 환경미화원 74명이 일제히 여름휴가를 떠났다. 그동안 여름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휴식' 기회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금천구 측은 "구민들도 배려하는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천구가 환경미화원 휴가를 위해 쓰레기 수거를 일시 중단한 것은 개청 22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까지는 쓰레기 수거 업무 때문에 청소대행업체 소속 환경미화원의 경우 여름휴가를 매우 짧게 다녀오거나 아예 쓰지 못하곤 했다. 금천구는 “청소업체들로부터 직원들이 여름휴가를 거의 못 가는 상황이라는 얘기를 듣고 환경미화원들이 업무 부담 없이 여름휴가를 가도록 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쓰레기 수거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금천구는 이를 위해 한 달 전부터 주민들에게 쓰레기 수거 일시 중단 계획을 홍보했다. 홍보물 1만2000부를 제작해 배포하고, 현수막 100개를 관내 곳곳에 게시했다. 또 쓰레기가 대량 발생하는 음식점, 전통시장, 산업시설 등에는 안내물을 미리 발송했다. 이밖에도 행정차량 방송, 공동주택 안내방송, 마을버스 현수막 부착, 구청 SNS 등을 이용해 쓰레기 수거 일시 중단을 안내했다.

청소대행업체 환경미화원들이 여름휴가를 가는 동안 구청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빈 자리를 맡아준다. 구청 환경미화원 100명 중 24명이 기동반으로 편성돼 긴급한 쓰레기 처리 상황에 대처키로 했다. 금천구 쓰레기 배출은 6일 오후 6시부터 가능하다. 같은 날 오후 8시부터 환경미화원 여름휴가 동안 쌓인 쓰레기를 일제히 수거한다. 금천구 외에 노원구, 성북구, 서대문구에서도 2∼3일간 쓰레기 수거를 중단하고 환경미화원들에게 여름휴가를 주고 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