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두만강 건넌 안중근 의사 심정으로…" 전대 출마선언

입력 2017-08-03 15:19

안철수 전 국민의당 당대표가 3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8월 27일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절박한 마음에 출마를 결정했다.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당내 일부 반발을 무릅쓰고 출마를 공식화했다. 자신의 심정을 안중근 의사에 빗대 “조국을 구하지 못하면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당권 도전 문제를 두고 고심하던 안 전 대표가 이날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국민의당 당권 구도는 급격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이미 반발 기류가 형성됐다. 호남지역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의원 12명이 안 전 대표의 출마선언 전인 오후 1시40분 반대 성명을 냈다.

이들은 “대선 패배와 이유미씨 제보조작 사건의 여파로 당 지지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우리는 대선 패배와 증거조작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운 지도부를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 전 대표의 지금 출마는 정당정치에 있어 책임의 원칙에도 맞지 않다”며 “대선 패배·증거 조작에 직간접 관계가 있는 분들은 책임지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중 출마여부를 밝힐 것으로 전망됐지만 전날 초재선 그룹과 박지원·천정배 전 대표, 정동영 의원,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연이어 만난 자리에서 반대 의견이 거듭되자 공식선언을 미루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일부 의원들과 수시간에 걸쳐 논의한 끝에 전대 출마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안 전 대표의 이번 당권 도전은 지난해 6월 리베이트 의혹으로 대표직을 사퇴한 이후 1년2개월 만이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