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제2작전사령관 박찬주 대장 부부의 ‘갑질’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괴롭힘에 못이겨 공관병이 자살시도를 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 사령관이 육군참모차장으로 근무하던 2015년 공관병 한 명이 누적된 스트레스로 자살을 시도했다”며 “다행히 부관이 이를 목격해 참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한 젊은이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갈 뻔했다”고 밝혔다.
당시 박 사령관의 부인은 공관병에게 물건 하나를 찾아오라고 시켰는데 공관병이 이를 찾지 못하자 크게 질책했다. 공관병은 지하창고를 뒤져도 해당 물품이 발견되지 않자 사령관 부인에게 받을 질책이 두려워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꼈고, 자살 시도로 이어졌다느 게 군인권센터의 주장이다. 확인 결과 이 물건은 사령관 부부가 이전 근무지에 두고와 공관에 없었다고 한다.
공관병에 대한 갑질은 박 사령관도 마찬가지였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박 사령관이 부인에게 밉보인 공관병을 최전방 GOP(일반전초)로 전출시키기도 했다. 같은 해 박 사령관 부인은 공관병이 주방 밀폐용기를 가져오라는 지시를 잘 수행하지 못하자 불같이 화를 냈다. 분노가 폭발한 공관병이 공관을 뛰쳐나가자 박 사령관의 부인은 전속부관(대령)과 남편인 박 사령관을 불러 이런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박 사령관은 전속부관과 공관병들을 모두 호출한 뒤 “내 부인은 여단장(준장)급인데 네가 예의를 갖춰야지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공관병에게 호통을 쳤다. 그러면서 박 사령관은 “군기가 빠졌다. 전방에 가서 고생을 해봐야 여기가 좋은 줄 안다”며 공관병을 최전방 GOP로 보내버렸다.
군인권센터는 박 사령관 부부의 ‘갑질’ 의혹 관련 추가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며 다른 사례도 소개했다. 박 사령관의 부인은 밤 11시에 공관병들을 불러내 “박 사령관이 마셔야 한다”며 인삼을 달이도록 지시했고, 공관병들은 꼼짝없이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인삼을 달였다. 하지만 2시간만 눈을 붙인 뒤 오전 5시에 일어나 다시 아침식사 준비를 해야했다. 박 사령관의 부인은 자신이 키우는 식물이 시들면 공관병을 불러 “너는 물을 먹지 마라. 네가 물을 안줘서 죽인 것 아니냐”고 했다.
군인권센터는 “박 사령관 부부의 갑질로 공관병이 자살까지 시도한 점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며 “수많은 장병의 생명을 책임지고 작전을 수행해야 할 지휘관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하는 병사를 죽음의 문턱에까지 이르게 한 점은 무엇으로도 변명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