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군인권센터는 지난 31일 박 대장 부인 갑질 의혹 폭로 이후 공관에서 근무하던 병사들의 추가 피해 제보가 들어왔다며 2차, 3차 의혹 자료를 각각 내놓았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박 대장 부부는 공관병에게 전자 팔찌를 차게 하고 공관에서 호출벨을 누르면 울리게 해 물 떠오기 등을 시켰다.
박 대장 부인은 공관병이 늦게 올라오면 “느려 터진 굼벵이”라고 하거나 “한번만 더 늦으면 영창에 보내겠다”는 폭언을 일삼았다고 한다. 2층으로 뛰어 올라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시 내려갔다가 뛰어 올라오라고 하거나 호출벨을 집어던진 적도 있다고 전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조리병은 아침 6시부터 밤까지 일하며 손님이 오면 자정까지 근무해야 했다. 군인권센터는 “하루 종일 주방에서 대기하느라 집에 전화할 시간조차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박 대장 부인이 병사들로 하여금 본채 화장실을 못 쓰게 하면서 별채 화장실을 가려고 하면 “휴대전화를 화장실에 숨겼냐”며 구박한 일도 전했다. 군인권센터는 박 대장 부인이 일요일마다 공관병과 조리병을 교회에 나가도록 하고, 공관에 개인 골프장을 차려 공을 줍게도 했다고 밝혔다.
박 대장 부인이 인근 부대에서 복무 중인 아들이 휴가를 나오면 병사들로 하여금 바비큐 파티를 준비하도록 하고, 밤마다 소속 소대장 휴대폰으로 통화를 했다는 증언도 폭로했다.
부대 내 모과나무에 열린 모과를 모두 따게 해 100개가 넘는 모과로 모과청을 만들게 하거나 감나무에서 감을 따라고 한 뒤 곶감을 만들게 한 일화도 소개했다.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거나, 조리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조리병을 크게 질책하고 “너희 엄마가 이렇게 가르쳤냐”며 모욕을 일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지난 31일 박 대장이 관사에서 근무하는 공관병, 조리병에게 갑질을 넘어 노예 수준의 취급을 했다고 폭로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공관병과 조리병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대기하며 빨래, 다림질, 텃밭 가꾸기, 화장실 청소 등 잡무를 담당했다. 거실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 줍기, 성경책 비치 등 사소한 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박 대장 부인은 병사들에게 신경질을 부리고 심하면 칼까지 휘두른 적도 있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박 대장은 사과 서신을 남기고 1일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
군인권센터는 “박 대장의 부인이 저지른 만행은 제보가 더해질수록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며 “부부 모두 직권남용의 죄를 범했기 때문에 형사상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발장을 국방부 검찰단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국방부는 박 사령관에 대한 전역을 보류하고 형사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