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2일 자신의 뇌물 공여 혐의 재판에서 피고인 신문을 받으며 “미래전략실에 한번도 소속된 적이 없다”며 “내 업무의 95%는 삼성전자나 계열사 관련 업무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피고인 신문을 받은 최지성(66)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와병으로 쓰러진 이후 그룹 경영 전반을 내가 책임졌다”며 “이 부회장 후계자 수업 일환으로 일부 경영 현안을 예의상 공유하긴 했지만 서로 보고하거나 결재하는 관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심리 막바지에 이르러 이 부회장과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승마 지원 등의 연관성을 최대한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최 전 실장은 “이 부회장에게 정씨 승마 지원 보고를 하지 않았다”며 “(승마 지원 과정에서) 최씨가 뒤에서 장난질을 치는 것 같아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는 게 적절한가 생각했다”고 했다. 특검이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본인이 책임을 지려고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최 전 실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최 전 실장은 이 부회장과 함께 최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공범으로 기소된 상태다.
특검은 앞서 오전 8시20분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재판에 증인으로 세우기 위해 양재식 특검보가 서울구치소를 찾아 구인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건강상 이유로 출석이 어렵다”며 불출석 의사를 강하게 표시해 무산됐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