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하는 '배우자 연봉' 男 3800만원, 女 3600만원… “통념과 달라”

입력 2017-08-02 15:46

남성이 배우자에게 기대하는 최저 연봉 수준이 여성이 배우자에게 기대하는 최저 연봉 수준보다 높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념과 달리 남성이 여성에 비해 배우자에게 더 높은 액수의 연봉을 요구하고 있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대부분 20∼30대인 미혼 회원 776명에게 ‘결혼할 배우자의 최저 조건’을 물은 결과 남성이 배우자에게 기대하는 최저 연봉 수준은 3800여만원, 여성은 3600여만원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남녀 합산 평균은 3781만원이었다.

‘장래 배우자의 이상적인 직장 유형’에 대한 질문에서도 통념과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남성은 이 질문에 공기업(25%), 상관없음(23%), 전문직(21%), 대기업(12%), 중견기업(11%) 순으로 응답했다. 여성의 경우 ‘상관없음’이 45%로 가장 높은 가운데 공기업(14%), 전문직(11%), 공직자(10%), 중견기업(8%) 순이었다.

‘희망하는 배우자 직장 유형의 하한선’에 대해 물었을 때 남성은 상관없음(27%), 중견기업(19%), 중소기업(17%), 전문직(10%) 순으로 답했다. 여성은 같은 질문에 상관없음(54%), 중소기업(18%), 전문직(5%), 대기업/공직자/개인사업(각 3%) 순으로 응답했다. 여성의 기준이 남성에 비해 더 유연했다.

‘희망하는 배우자의 고용형태’ 질문에는 남성 응답자의 90%, 여성 응답자의 83%가 정규직 사원을 가장 이상적이라고 답했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다소 높았다. 결과적으로 남성이 오히려 여성에 비해 배우자에게 더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인크루트는 “여성의 권익이 신장하고 어느 때보다 경제력과 결정권이 커졌다”며 “결혼에서도 남성에게 의존하려 하기보다 자신의 욕구와 목표에 따라 배우자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남성들이 더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가정의 경제를 책임져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에 시달리면서 홑벌이만으로는 가정을 꾸리기 힘들다는 현실을 체감하고 있는 젊은 남성들이 안정적인 배우자를 찾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