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 갑질' 이장한 종근당 회장 "회장직은 생각을 좀…"

입력 2017-08-02 10:58 수정 2017-08-02 11:08
자신의 운전기사를 상대로 폭언과 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운전기사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한 사실이 드러나 '갑질 논란'에 휘말린 이장한(65) 종근당 회장이 2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지방경찰청사 앞에 나타난 이 회장은 "백번 사죄를 드린다"며 "저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운전기사 말고 다른 사람에게도 폭언과 폭행을 했느냐' '처방전 없이 약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인정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 중이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리면 오해가 생길 수 있으니 조사에서 밝히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 회장은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과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짧게 답했다. 또 회장직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를 받고 생각하겠다"고 답한 뒤 이동했다.

이 회장은 전직 운전기사 4명을 상대로 폭언을 하고 불법 운전을 지시하는 등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 회장은 처방을 받아야 확보할 수 있는 발기부전치료제를 지인들에게 접대용으로 나눠준 약사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 회장의 운전기사 1명으로부터 녹음파일을 제출받아 당시 이 회장이 막말이나 욕설을 하게 된 경위와 내용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해왔다. 경찰은 또 4명의 전직 운전기사들을 지난달 14~15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폭언 피해를 주장하는 진술을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이 회장은 지난달 14일 "모든 결과는 저의 불찰이다.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저의 행동으로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용서를 구한다"며 공개 사과했다.

그는 "이 모든 결과는 저의 불찰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한없이 참담한 심정이다. 따끔한 질책과 비판 모두 겸허히 받아들이고 깊은 성찰과 자숙의 시각을 갖도록 하겠다"며 "상처받으신 분들을 위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또한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