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가서도 멈추지 않는 추미애·홍준표의 ‘SNS 정치’

입력 2017-08-01 16:01 수정 2017-08-01 16:06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여름휴가 중 SNS에 올린 거친 표현으로 나란히 구설에 올랐다. 이들의 공격 대상이 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막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추 대표의 공격 타깃은 국민의당이었다. 그는 지난 31일 페이스북에 “국민의당에 드리는 시”라며 정호승 시인의 시 ‘바닥에 대하여’를 언급했다. 추 대표는 “바닥까지 걸어가야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바닥은 그냥 딛고 일어서는 거라고”라는 시의 일부를 인용하며 “(국민의당은) 아직 바닥이 싫은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추 대표의 글은 ‘국민의당 제보조작' 관련해 “윗선 개입의 증거를 찾기 어렵다”는 내용의 검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된 시점과 맞물렸다. 추 대표는 검찰 수사과정에서 ‘머리 자르기' ‘미필적 고의’ 등의 날선 표현으로 국민의당 지도부를 압박했고, 검찰에 수사가이드 라인을 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검찰도 김성호 전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과 김인원 전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하면서 추 대표의 지적대로 ‘미필적 고의'를 적용했다. 

한동안 잠잠한 듯했던 추 대표의 공격에 국민의당은 발끈했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추 대표의 갖은 험담과 우리 당에 대한 모욕적 언사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도 1일 라디오방송에 나와 “추 대표는 집권여당의 당대표가 아니라 국민의당 전담 비난 대표같다”며 “자꾸 싸움질만 걸어오는 걸 보면 청와대가 참 부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휴가 중인 홍 대표도 SNS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1일 페이스북 글에서 바른정당을 겨냥해 “첩이 아무리 본처라고 우겨본들 첩은 첩일 뿐”이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한 언론사 고문이 칼럼을 통해 “통합 대상인 바른정당을 애써 외면하지 말라”고 하자 반박 형식으로 쓴 글이었다. 홍 대표는 “정당의 통합은 인위적 정계개편보다는 국민이 선거로 심판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우파진영 통합을 투표로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가 ‘첩’이라고 표현하자 바른정당도 가만있지 않았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홍 대표의 표현은) 여성을 비하하는 어휘로 결코 써서는 안되는 말”이라며 “아직도 억압의 시대, 봉건시대의 사상으로 세상을 보느냐”고 지적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홍 대표는 하루도 막말을 안하면 입안에 가시가 돋느냐”며 “입만 열면 시궁창 냄새가 진동한다”고 비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