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에 거주하는 19세 여성은 출산 9일 전이었던 지난 7월 정기검진에서 곧 태어날 아기 뱃속에 또 다른 아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뇌와 팔다리를 모두 갖춘 몸길이 7㎝, 체중 150g의 태아가 아기의 배 안에서 자라고 있었다.
산모를 검진했던 토렛 박사는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뷰에서 "새로 태어날 아기의 태주머니 안에 숨어 있던 아기는 팔다리를 지녔고 뇌도 있었지만 두개골 뼈는 없었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아기가 태어난 직후 아기 뱃속의 태아를 분리해내는 수술을 진행했고, 현재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한 상태다.
이 현상은 쌍둥이 임신 단계에서 태아가 다른 태아로 흡수되는 매우 희귀한 경우다. '기태류' 또는 '태아 속 태아'로 불린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보고된 사례는 200건밖에 되지 않는다.
기태류는 신생아가 몸속에 태아를 품고 태어나는 현상이다. 남자 아기와 여자 아기 모두에게 나타날 수 있다. 아기가 임신을 한 것은 아니고, 쌍둥이 태아의 한 쪽이 엄마 뱃속에서 우연히 다른 태아의 몸 안에 흡수돼 발생한다. 기태류의 80%는 태아의 뱃속에서 발견되지만 두개골이나 꼬리뼈 쪽에 형성되는 경우도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 니나 니찰라니는 "기태류 발생 시 두 명의 태아가 하나의 탯줄로 영양분을 받기에 정상적인 출산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