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르던 보아뱀에 잡아먹힐 뻔한 美 여성, 극적으로 구조

입력 2017-08-01 11:20
사진=WDRB News

미국의 한 여성이 기르던 보아뱀에게 공격당해 죽을 뻔했다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다급했던 상황은 이 여성이 911에 신고한 음성에 고스란히 담겼다.

당시 음성은 오하이오주 일리리아의 지역 매체 크로니클 텔레그램이 입수해 최근 공개했다. 오하이오주 셰필드레이크 911은 27일(현지시간) 정신이 혼미한 듯한 여성의 전화를 받았다. 여성은 다급한 목소리로 주소를 밝히며 "제발 서둘러 와주세요. 보아뱀이 내 얼굴 바로 앞에 있어요"라고 소리쳤다. 경악한 911 응답원이 "뭐가 있다고요?"라고 되묻자 여성은 "보아뱀이요"라고 답했다. 아연실색한 응답원은 곧장 긴급구조대에게 알렸고 대원들은 여성의 집으로 다급히 출동했다. 그때 여자가 "제발 빨리요. 뱀이 내 코를 물었어요"라며 재차 울부짖었다.

여성은 모두 9마리의 뱀을 기르고 있고, 최근 167㎝의 보아뱀을 집으로 데려왔다고 진술했다. 이어 응답원에게 이 뱀은 독성이 없으며 원래 사람을 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음성녹음이 끝날 즈음 여자는 의식을 잃은 듯 갑자기 말이 없어졌다. 그러나 다행히 수화기 너머로 구조대가 여성의 집에 거의 도착한 듯 사이렌 소리가 점차 크게 들렸다.

실험생물학 저널의 2015년 연구자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보아뱀은 먹이를 질식사시켜 죽이지 않는다. 우선 먹잇감의 몸을 으스러질 정도로 세게 감아 순간적으로 혈액이 흐르는 것을 차단한 후 산소가 뇌에 공급되는 것을 막는다. 이 때문에 먹잇감은 일순간 정신을 잃게 되고 혈액순환 문제 또는 심장마비로 죽는다. 구조대에 신고한 여성 역시 자칫 잘못하면 사망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긴급구조팀의 수장 팀 카드는 "여성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본 것은 주인의 목을 칭칭 감고 이미 코를 집어삼킨 뱀이었다"며 "뱀이 코를 놓지 않아 머리를 칼로 자를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장에는 뱀을 담았던 것으로 보이는 빈 유리통이 나뒹굴고 있었으며 피 웅덩이가 있었다.

국제 야생동물 보호단체 '본프리'의 미국지부 회장 아담 로버트는 사건을 보도한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뱀은 절대로 길들 수 없는 야생동물"이라며 "뱀은 언제라도 야생에서의 습성을 보일 수 있고 사람을 목을 졸라 죽일 수도, 독으로 죽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본프리는 "1995~2013년까지 뱀으로 인한 사고는 471번 정도인데, 밝혀지지 않은 것까지 합한다면 더 많다"고 했다.



박은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