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서 흘린 이언주의 ‘두 번째 눈물’… “이로써 일단락”

입력 2017-08-01 01:51 수정 2017-08-01 02:06
SBS 비디오머그 영상 캡처

국민의당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가 또 한번 눈물을 흘렸다. 대선 전 “안철수에게 정치생명을 걸었다”고 눈물로 부르짖던 그는 ‘문준용 취업 특혜 제보 조작 사건’ 관련 국민의당 대국민사과를 마치고 당원들을 돌아보며 눈물을 훔쳤다. 두 번의 눈물 모두 국민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국민의당은 31일 국회에서 긴급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연 뒤 당 대선 후보와 상임선대위원장, 비대위원, 국회의원 일동 명의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당의 대선 후보를 지낸 안철수 전 대표도 당의 요청에 따라 함께 했다.

이날 사과문을 낭독한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제보 조작 사건을 ‘한 당원의 불법행위’라고 표현하며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잘못이 결코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을 철저히 반성하고 있고, 당 체질 개선의 계기로 삼아 국민 앞에 다시 서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와 박주선 비대위원장 등 국민의당 의원들이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비대위-국회의원 연석회의를 마치며 19대 대선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안철수 전 대표와 박주선 비대위원장 등 국민의당 의원들이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비대위-국회의원 연석회의를 마치며 19대 대선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이 부대표는 박 비대위원장 오른편에 섰다. 사과문 낭독이 끝나고 국민의당 당원들은 허리 숙여 다시 한번 사죄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연석을 내려오던 이 부대표는 한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눈물 자국이 남은 얼굴로 살짝 미소도 보였다.

이 부대표가 흘린 눈물의 의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이 부대표는 같은날 오후 페이스북에 “풍경이 바람을 만나 아름다운 소리를 내듯 국민의당에 있었던 힘든 일도 제대로 된 소리를 내기 위한 부딪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에게 충격과 실망, 좌절과 부끄러움으로 다가왔던 그 사건이 오늘로써 마침내 일단락되었다”고 썼다.

이어 “그동안 힘들었을 안철수 후보님, 이용주 의원님, 그리고 선배동료들과 당원 동지 여러분이 함께 흘렸을 눈물을 제가 보이고 말았다”면서 “숱한 비난과 의혹을 견뎌내며, 우리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자책하기를 반복했다”며 “이제는 떨쳐내고 다시 일어날 때”라고 적었다. 당원들을 향한 메시지였다.


이 부대표가 국민의당에 들어온 후 눈물을 보인 건 두 번째다. 그는 지난 4월 23일 광화문 광장에서 안철수 후보 지지 연설을 하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당시 이 부대표는 “국회의원이 되면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사생결단하고 싸우면서 몇달을 허비하는 걸 보니 잠이 안 올 지경이었다”며 “난 안철수에게 정치생명을 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 정말 안철수 후보가 당선되시면 전 다음날부터 우리 한국 정치의 대격변이 일어날거라고 생각한다”며 “안철수 당선돼서 정치 대격변 일어나고 보수, 진보가 아니라 정말 국민만 생각하는 합리적인 여러 세력이 후보 중심으로 다시 모여 새로운 판을 짜게 여러분들이 도와달라”고 외쳤다.

지난 4월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국민과의 약속, 미래비전선언 선포식' 찬조연설에 나선 이언주 의원이 눈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