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용씨 취업특혜 의혹 제보조작’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왔다. 존폐 위기까지 몰려야 했던 국민의당은 검찰 수사결과가 ‘이유미씨 단독범행’이라는 당의 자체 진상조사와 다르지 않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오히려 국민의당 자체조사 결과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는 입장이다. 하나의 결과에 두 가지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모양새다.
검찰은 31일 제보조작 사건의 최종 책임자로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을 맡았던 김성호 전 의원과 부단장이던 김인원 변호사를 지목하면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제보 조작이 국민의당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취업 특혜 관련 증빙 자료를 가져오라’는 지시를 받아 이유미씨의 실행으로 이뤄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추진단장이던 이용주 의원뿐만 아니라 박지원 전 대표, 안철수 전 대선후보 등 당 지도부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었다”며 무혐의 처리했다.
국민의당은 검찰 수사결과 발표와 관련해 당의 부실 검증을 사과하면서도, 자체 진상조사와 검찰의 수사결과가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저희 당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며 “하지만 국민 여러분에게는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누누이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당은 당 진상조사위를 출범시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이 관련된 모든 당직자에 대해 철저히 진상조사를 해왔다”며 “당이 진상조사로 밝혔던 사실관계와 오늘 검찰이 밝힌 사실관계는 한치도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머리 자르기’ 발언 등으로 국민의당을 비판한 민주당 추미애 대표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정치풍토가 혁신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할 수 있는 데까지 수사에 협력한 정당에 대해 (추 대표가) 조직적 범죄 집단이니, 지도부가 관련 돼 있느니, 목을 잘랐느니 꼬리를 잘랐느니 하면서 입에 담을 수 없는 모욕적 언사를 서슴지 않고 있다”며 “검찰 수사와 추 대표의 언행은 너무 동떨어진 반대”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수사 결과에 대한 민주당의 해석은 국민의당과 정반대였다. 박완주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검찰이 이유미씨 외에 김 전 의원, 김 변호사를 불구속 기소한 데 대해 “공명선거추진단을 이끌었던 핵심관계자들이 포함됨에 따라 ‘이유미씨의 단독범행’이라는 국민의당 자체 조사결과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더욱 더 명백해졌다”며 “당내에서 이뤄진 조직적인 제보조작 사건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꼬리 자르기식 부실 자체조사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재판과정에서 기소 처분된 5명에 대한 혐의 사실을 비롯해 국민의당 대선의혹 제보조작 사건의 모든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기를 바란다”며 “민주당은 국민의당 대선의혹 제보조작 사건을 헌법정신과 민주주의 질서를 어지럽힌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앞으로 재판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