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항쟁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 故위르겐 힌츠페터의 아내가 내달 8일 한국을 방문한다.
영화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택시운전사' 속 독일 기자 피터의 실존 인물인 위르겐 힌츠페터의 아내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가 영화 개봉을 맞아 한국에 온다. 내달 8일 입국해 남편 힌츠페터의 삶을 기리는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힌츠페터는 독일 태생 기자로 1980년 일본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중 광주로 건너와 계엄군에 의한 참사 현장을 기록하고 세계에 알린 인물이다. 그가 필름에 담은 생생한 광주의 참상은 '기로에 선 대한민국'이라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전 세계에 방송됐다. 이후 '푸른 눈의 목격자'로 불리게 된 그는 '죽음의 공포를 무릅쓴 치열한 기자정신으로 한국인의 양심을 깨워 민주화를 앞당겼다'는 공로로 2003년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했다.
힌츠페터는 1997년 출간된 '5·18 특파원 리포트'에서 "나는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 진실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내 필름에 기록된 모든 것은 피할 수 없는 진실"이라고 밝혔다. 또 광주로 간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당연히 가야 했다. 그게 기자가 하는 일이다"라고 대답한 바 있다.
2016년 1월 투병 끝에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힌츠페터는 '택시운전사'가 제작된다는 소식에 매우 기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생전에 가족들에게 "내가 죽으면 광주에 묻어달라"는 뜻을 수차례 밝히기도 했다. 그 바람대로 2016년 5월 고인의 머리카락과 손톱 등 유품이 광주 망월동 5·18 묘역에 안치됐다.
당시 5·18기념재단과 광주시의 초청으로 힌츠페터의 추모식에 참가한 아내 브람슈테트는 "남편은 항상 옳은 것을 추구하는 정의로운 사람이었다"며 "광주를 사랑했던 남편을 광주 시민들이 잊지 않고 그의 뜻을 이뤄줘 남편이 굉장히 자랑스러워하고 고마워할 것 같다"고 밝혔다.
'택시운전사'는 실화를 각색한 영화로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가 독일 기자를 우연히 태우고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다. 택시운전사 만섭 역에 송강호, 독일 기자 피터 역에 토마스 크레취만이 열연했으며 이 외에 유해진, 류준열, 박혁권 등이 출연한다. 내달 2일 개봉할 예정이다.
문지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