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전 아토피 발병 환자, 비만 예방 않으면 증상 더 심해진다”

입력 2017-07-31 11:40
청소년기에 아토피피부염이 발생한 환자는 비만관리가 필수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만한 아토피 환자의 피부염 증상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은 피부과 정보영(
사진) 박천욱 교수 연구팀이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발병시기에 따른 임상적 특징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코리안 메디컬 사이언스’(JKMS) 8월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강남성심병원을 방문한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 280명(남성 151명, 여성 129명)을 대상으로 발병시기에 따른 아토피 치료 평가 척도(EASI 점수)를 비교 분석했다. 

조사 대상자 중 18세 이전에 아토피피부염이 발생한 환자는 232명(A그룹)이었고, 18세 이후 발생한 환자는 48명(B그룹)이었다.

조사결과 A그룹 중 비만 환자는 EASI점수가 평균 13.6점을 기록한 반면 정상체중 환자군은 평균 10.4점에 그쳐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18세 이전에 아토피피부염이 발생한데다 체질량지수까지 높으면 아토피피부염을 더 심하게 앓게 된다는 뜻이다.

이처럼 18세 이전 아토피피부염 발병환자에서 비만과 아토피 중증도에 연관성을 보인 이유로는 먼저 유전자적인 영향의 가능성이 있다. 비만의 발생과 연관된 유전자인 β2-adrenergic receptor (ADRB2), glucocorticoid receptor (NR3C1), fractalkine receptor (CX3CR1)가 아토피 질환 발생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비만은 전신염증과 면역계에 영향을 미쳐 아토피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비만의 원인인 백색지방조직에서는 분비되는 아디포카인은 사이토카인과 혈액 속 면역세포 및 T세포 분화를 일으키고 전신염증을 일으켜 아토피피부염을 악화시킨다. 

또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경우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켜 비만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아디포넥틴이 감소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아토피 질환과 비만과의 연관성을 보였다.

정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은 주로 어릴 때 발생하는 가렵고 염증을 일으키며, 만성적이고 쉽게 재발하는 피부병”이라며 “어려서 아토피피부염이 시작된 비만인 환자들은 아토피피부염 완화에 영향을 미치는 땀 잘 닦기와 같은 위생관리, 규칙적인 약 복용, 집먼지 진드기 최소화 등의 자기관리가 잘 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아 아토피피부염이 더 심해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로 성인 이전에 아토피피부염이 발생한 환자의 경우 비만 여부에 따라 질환의 심각도가 높아질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체중감량 후 실제 아토피 증상이 호전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전향적인 연구가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