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뼈 중앙에 있는 척추관이나 인접한 두 개의 척추 뼈 사이에 있는 추간공이 퇴행성 변화에 의해 좁아지면서 그 속으로 지나가는 신경을 압박하여 발생하는 척추관 협착증. 엉치와 다리 쪽까지 감각 이상과 통증을 유발하고, 증상이 심할 경우 200~300m의 거리도 걷기 힘들어 지는 만성질환이다.
척추관협착증은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 질환인 만큼, 80세 이상의 경우 80% 이상이 이 질환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환자가 보행 장애를 겪는 것은 아니다. 가벼운 통증이라면 물리치료,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의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서도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 이러한 비수술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더 심해지는 경우에는 환자의 상태에 따른 수술적 치료법을 고려하게 된다. 보통 상태에 따라 단순 감압술과 유합술을 따로 또는 병행하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절개 수술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나 재수술 시 위험성 등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최근에 이러한 환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척추관 내시경 신경 감압술(PSLD)이다.
기존에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하기 위한 일반적인 수술법은 좁아진 신경관을 넓히는 미세현미경 수술로, 5cm 정도의 절개 후 정상 근육을 박리하고 좁아진 신경관을 넓히기 위해 뼈와 인대, 관절 일부를 제거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하지만 절개 정도가 크고 정상 근육과 주변 조직의 손상으로 인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어 절개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있거나, 고령의 환자, 지병이 있는 환자들에게 부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PSLD는 척추 마취하에 1㎝ 미만의 절개를 통해 수술을 진행한다. 이 작은 절개 공간을 통해 내시경 장비와 펀치, 드릴, 절골도, 지혈을 위한 고주파 장비를 함께 탑재한 장비를 넣어 척추관협착증의 원인이 되는 비후된 인대와 뼈 뿐만 아니라 탈출된 디스크까지 모두 제거가 가능한 수술이다. 이러한 이유로 척추의사들 사이에서도 획기적 치료법이라고 인정받는 추세다.
PSLD의 가장 큰 장점은 정상 근육에 대한 손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수술 후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매우 빨라 고령의 환자도 반나절이면 보행이 가능해 수술 후 2~3일 후면 퇴원할 수 있다. 또한 전신 마취가 아닌 척추 마취하에 수술이 가능하여 고령 및 내과적 질환으로 수술이 어려웠던 환자에게도 시행할 수 있다. 내시경을 활용하여 1㎝ 미만으로 절개하기 때문에 뼈나 인대 손상을 최소화하여 수술에 따른 불안정성이 없고 정상 조직 손상 및 수술 후 유착이 최소화 되어서 추후 재수술을 하게 될 때에도 유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바른생각병원 전택수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 변화이기 때문에 발생 자체를 막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올바른 자세나 생활 습관이 건강한 척추를 갖는 데 많은 도움이 되므로 평상시 허리에 부담이 되는 자세를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척추 내시경 신경 감압술(PSLD)는 분명 협착증 치료에 있어 큰 전환점이라 할 수 있고, 수술 과정도 비교적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이것은 정교한 수술을 해낼 수 있는, 경험이 풍부한 의사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척추관협착증으로 고통 받고 있지만 수술적 치료에 대한 부담으로 고민이 컸던 환자라면 PSLD 수술이 하나의 해답이 될 수도 있을 듯하다. 많은 척추 학회에서 수술 시 신체에 손상이 적고 수술 이후 회복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고 인정받고 있는 PSLD를 통해 많은 허리 통증 환자들이 걱정을 덜 수 있길 바란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