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난리에 폭죽이라니…열받지” 인천 댄스음악 축제 접한 수해 주민 반응

입력 2017-07-31 06:50 수정 2017-07-31 08:06
사진=JTBC 캡처

인천 수해 지역 인근에서 댄스음악 축제가 열려 수해주민들이 밤잠을 설쳤다는 보도가 나와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동사무소에서 잠을 청하는데 폭죽 소리가 들려 열받았다는 수해 주민의 인터뷰까지 나와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다.

30일 JTBC에 따르면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댄스음악(EDM) 행사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29일 열었다. 강렬한 음악에 현란한 불빛이 가득한 축제 현장에는 1만2000여명이 모였다.

축제는 29일 오후 8시에 시작돼 다음날인 30일 오전 8시까지 계속됐다. 덕분에 인근 주민들은 공연장에서 새어나온 불빛과 소음에 그대로 노출됐다. 밤사이 주민들의 불편 신고는 200여건이 넘게 접수됐다.

문제는 공연장이 최근 폭우로 침수 피해가 컸던 지역에서 2㎞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는 점이다. 인근 동사무소에서 생활하는 수해 피해 주민들은 폭죽과 함께 소음에 가까운 음악 소리를 들으며 밤잠을 설쳐야 했다.

한 수해주민은 JTBC에 "동사무소에서 자는데 공연 소리가 들렸다"며 "열받았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또 "이 난리가 났는데 한쪽에선 폭죽을 튼다는 게..."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취재진이 30일 새벽 4시25분 측정한 소음은 야간 규제 기준인 60데시벨을 넘어 74데시벨까지 치솟았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연초부터 기획한 공연이어서 갑자기 일정을 바꾸기 어려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비난 여론이 쇄도했다. “수해 주민들 생각해서 공연을 취소하는 게 맞다” “새벽 4시까지 음악을 트는 것 자체가 문제다” “수해를 떠나 밤새도록 야외에서 음악을 시끄럽게 트는 건 공해다”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앞서 인천엔 지난 23일과 24일 이틀간 시간당 최대 100㎜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인해 남동구·남구·부평구 등 원도심을 중심으로 반지하 주택과 상가 등 2345채가 침수 됐으며 95세 이모씨가 익사하는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