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데이트폭력 등 관계집착 폭력행위 방지 및 피해자 보호법’ 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표 의원은 데이트폭력과 스토킹의 원인을 '집착'이라고 봤다. 인간관계에 대한 집착에서 발생한다는 공통점을 토대로 데이트폭력과 스토킹 등을 '관계집착 범죄'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로 묶고 이에 대응하는 법적 근거를 갖추자는 것이다.
표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관계집착 때문에 발생하는 폭력행위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절차상 특례 규정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법안에는 데이트폭력 또는 스토킹으로 피해자가 위협을 느껴 신고하거나 신변보호를 요청하면 경찰이 신변경호·현장조사 등 적극 대응토록 규정했다. 실제 폭력 피해가 일어나지 않은 상황이라도 '위협'이 존재한다면 수사 당국이 나서야 한다고 적시한 것이다.
이어 데이트폭력이나 스토킹이 실제 발생했을 때는 수사기관이 앞장서서 법원에 신속하게 접근금지나 연락차단 등 필요한 조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피해자가 신고하면 경찰이 반드시 현장에 출동해 폭력행위를 제지하고 가해자를 피해자로부터 분리하는 등 적극 대응하도록 의무화했다.
표 의원은 “스토킹도 주로 인적관계에 관한 집착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점에서 데이트폭력과 유사한 특수성이 있다”며 “관계에 대한 집착으로 시작된 위협이 흉악한 범죄로 번져나가기 전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만취한 2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무차별 폭행하고 차량 추격전까지 벌인 영상이 공개되면서 데이트폭력의 심각성이 재조명 됐다. 지난 19일 공개된 CCTV 화면은 연인 사이라 믿기지 않을만큼 끔찍했다. 가해 남성은 여자친구를 벽으로 밀쳐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고 여자친구가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져자 다시 발로 걷어찼다.
상황을 목격한 시민들이 여성을 피신시켰으나 남성은 이를 보고 트럭을 몰고와 여자친구를 뒤쫓았다. 쫓는 와중에 트럭이 좁은 골목을 돌진해 시민들은 급히 대피했고, 길가의 펜스는 망가졌다. 체포된 남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65%였다.
지난해에는 데이트폭력으로 총 8367명이 형사 입건됐고, 이 중 449명이 구속됐다. 연인에 의해 숨진 사람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233명이나 된다. 해마다 46명씩 연인의 손에 목숨을 잃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도 연인 간 폭력적 행동을 규제하는 '데이트 폭력범죄 처벌 특례법' 제정안을 발의했었다. 이 법은 데이트 폭력 발생 시 피해자와 가해자를 신속히 분리해 피해자의 신변을 보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경찰은 '데이트 폭력 근절 특벽팀'을 운영해 대응하며 112 신고 시스템에 데이트 폭력 코드를 신설하기도 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