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의사 니(Nhi), 순천향대서울병원서 안과의사 꿈 키운다

입력 2017-07-30 10:23
요즘 순천향대서울병원 안과에 가면 색다른 외모를 가진 의사가 눈에 띈다. 베트남 퀴논시에서 안과연수차 방한한 응엔 짜 타오 니(Nhi 25·여·사진 왼쪽)씨다. 

니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7월 3일부터 3개월 일정으로 순천향대서울병원을 안과를 방문, 이성진(사진 오른쪽) 교수팀로부터 선진 안과 의료수를 배우고 있다.

니는 30일, “고향 퀴논은 햇빛이 강하고 자외선 노출이 많아 백내장 환자가 많은데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루빨리 술기를 배우고 안과전문의가 돼서 부모형제들에게 새 빛을 보게 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안과전문의가 꿈인 니는 순천향대서울병원이 위치한 용산구와 특별한 인연으로 순천향대서울병원을 찾게 됐다.

니가 살고 있는 베트남 퀴논시는 베트남전 당시 맹호부대가 주둔했던 지역으로 용산구와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다. 

2013년, 서울시 용산구청과 순천향대서울병원, ㈜아모레퍼시픽의 후원으로 백내장 수술센터를 개소해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니가 순천향대서울병원 안과에서 하는 일은 모든 진료 과정을 꼼꼼히 살피고 배우는 것이다. 외래 진료실에서는 교수들이 환자들을 어떻게 진료하는지, 어떻게 대하는지 유심히 살핀다. 검사실에서도 어떤 검사를 왜 하는지 꼬치꼬치 물으며 열성적이다.

특히 그의 지도교수 격인 이성진 교수가 눈 수술을 하는 날에는 종일 수술방을 지키며 이교수의 동작 하나 하나를 유심히 살핀다. 아직은 수술을 지켜보는 것이 전부지만 언젠가는 자신이 직접 집도할 모습을 그리며 손동작을 따라한다.

수술을 마치면 궁금했던 것들을 익숙하지 않은 우리말에 손짓 발짓을 더해가며 질문을 이어간다. 응급상황에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수술은 안전한지, 부작용은 어떤 것이 있는지….

니를 지도 중인 이성진 순천향대서울병원 안과 교수는 니의 고향에 퀴논시 백내장 수술센터를 만들어주고 진료 및 수술 시스템 정착, 수술법 전수 등의 역할을 총괄 지휘했다. 센터 개소 이후에도 해마다  두 차례씩 현지를 방문해 백내장수술 의료봉사를 해오고 있다.

나는 오는 10월까지 순천향대서울병원에서 안과 연수를 받으며 용산구청에서 베트남어 통역 도우미 활동도 병행한다. 연수 후에는 베트남 퀴논병원에 근무하며 전문의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