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매우 실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중국을 겨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을 강행한 뒤 나온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중국은 미국을 위해 북한에 대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바보 같은 과거 리더들은 그들(중국인들)이 (미국과의) 무역으로 한해 수천억 달러를 벌도록 허용했다”며 자신의 전임자들을 ‘바보’로 몰아세우면서까지 중국을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북한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이런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이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중국을 통한 대북 통제가 가능하다고 믿는 있음을 분명히 했다. 중국이 북한을 향해 ‘행동’에 나서도록 이제 중국에 대한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이 트윗에 담겨 있다.
이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관한 트럼프의 인식이 아직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중국의 영향권에 있다→중국이 북한을 통제할 수 있는데 그동안 하지 않았다→중국을 움직이면 북핵 문제를 풀 수 있다→중국을 움직이는 방법은 무역을 매개로 한 압박과 회유’라는 논리를 바탕으로 북핵 사태를 다뤄 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에서도 이를 강하게 요구했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이슈에서 기존의 강경 기조를 누그러뜨리는 ‘당근’을 제시해가며 중국의 행동을 촉구했다. 회담이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트윗은 “중국이 행동에 나설 것”이란 기대를 잔뜩 담은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계속됐다. 그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비난하며 동시에 중국을 언급했다. 끊임없이 중국을 향한 ‘트윗 메시지’를 보내면서 빨리 해결하라는 식의 주문을 내놓았다. 소득은 없었고, 그럴수록 트럼프의 트윗은 거칠어졌다. 급기야 북한의 7·28 도발 뒤에는 “중국에 매우 실망했다”는 언급이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발표한 공식 성명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무모하고 위험한" 일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세계를 위협하는 이런 무기와 실험은 북한을 더욱 고립시키고 북한 경제를 악화시키며 주민들을 박탈할 뿐"이라면서 "미국 본토의 안전을 보장하고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