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 “‘군함도’ 허구라는 日주장에 실망·분노”

입력 2017-07-28 20:26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류승완 감독이 일본 내에서 영화 ‘군함도’의 내용이 허위라는 주장이 제기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류승완 감독은 28일 공식입장을 통해 “최근 일본 내 일부 매체와 정부 관계자들이 ‘군함도’가 마치 허구로만 이뤄진 창작물인양 평가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다”며 “일본은 아직도 그들이 저지른 전쟁 범죄와 청산되지 않은 어두운 역사를 마주할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 같아 너무나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군함도’는 ‘실제 있었던 역사를 모티브로 해 만들어진 창작물’이라고 제가 얘기한 바 있지만, 일본은 제 발언 중 ‘실제 역사를 모티브로 했다’는 부분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창작물’이라는 워딩만 왜곡하여 편의대로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군함도’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증언과 자료집을 참고했다. 취재한 사실을 기반으로 당시 조선인 강제징용의 참상과 일제의 만행, 그리고 일제에 기생했던 친일파들의 반인륜적인 행위를 다루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 “영화를 통해서라도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피맺힌 한을 ‘대탈출’이라는 콘셉트로 풀어보고 싶었다”며 “대규모는 아니었지만 실제 탈출 시도가 빈번하게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류승완 감독은 “지난 2월 일본 산케이 신문이 ‘군함도는 날조된 영화’라고 보도했을 때도 저는 ‘조선인이 군함도에서 인권을 유린당하며 생활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며, 일본이 어두운 역사까지를 떳떳하게 인정해야 그것이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고 되짚었다.

이어 “위와 같은 의견을 재차 피력할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랐지만, 조선인 강제 징용에 대한 일본의 역사인식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안타깝고 분노가 치민다”고 일갈했다.

그는 “바라건대 일본 측의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인해 군함도에서 갖은 고초를 겪었던 조선인강제 징용자들의 상처에 또다시 생채기가 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아울러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당시 군함도 강제 징용의 어두운 역사를 알리기로 했던 약속 또한 일본 측이 반드시 이행하기를 재차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에 강제징용됐던 조선인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 배우들의 열연으로 완성됐다.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은 이 영화는 역대 최대 오프닝스코어를 기록한 데 이어 2일째 100만, 3일째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