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기업인들을 청와대 상춘재로 초청한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가격 잡아 주면 피자 한 판씩 쏘겠다”며 부동산 가격 관리를 강조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맥주와 안주를 곁들인 ‘호프 미팅'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호프타임’에서 맥주잔을 기울려 직접 잔을 채우는가 하면, 스포츠 이야기와 맞춤형 질문으로 대화를 이끌었다.
문 대통령은 구본준 LG 부회장이 직원들에게 피자를 돌려 ‘피자 CEO'란 별명이 있는 것을 거론했다. 구 부회장의 ‘피자 CEO'는 소통 강화를 위해 2011∼2014년 직원들에게 피자를 선물하면서 생긴 별명이다. 피자 케이스에 격려 메시지와 함께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로 배달했다.
구 부회장은 “전 세계 법인에 피자를 보냈는데 그 마을에 있는 피자가 다 동난다. 공장 같은 데는 몇 천 명이 있으니 이틀 전부터 만들어서 보내야 한다. 그런데 피자를 받은 공장이 일을 더 잘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직원 단합하고 사기 높이는 효과가 있겠다. 임(종석) 실장, 우리도 피자 한번 돌려보시죠”라고 말했다.
임 실장이 “어느 부서인지 찍어만 주시면 보내겠다”고 했으나 문 대통령은 “아니, 모든 공장에”라고 답해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 ‘공장'은 청와대의 각 실과 부서, 또는 정부 모든 부처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란법' 위반 아니냐는 농담 섞인 지적이 나오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대통령님이 보내시면 김영란법 안 걸린다”고 해석했다. 옆에 있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통령님 피자만 하지 마시고 치킨도 좀, 요즘 (치킨업계가) 많이 어렵습니다”라고 하자 문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잡아 주면 제가, 피자 한 판씩 쏘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네. 알겠습니다”라며 “어제도 세제실 박수까지 쳐 주시고 하지 않았습니까. 세제실에 좀 머스트로(반드시) 보내주시고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장 실장이 “그건 안 된다”며 “(대통령이) 말씀하셨잖아요, 부동산 잡으시면”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호프미팅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상춘재 안에서의 본 간담회에서도 계속이어 졌다. 기업인들은 이날 새 정부의 핵심 정책인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문 대통령은 기업인들의 활동에 필요한 점이 있다면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