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의 황목치승이 주루 센스로 팀에 1승을 안겼다.
LG는 2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9회말 대역전승을 거뒀다. 대주자 황목치승의 주루 센스가 돋보이는 승리였다.
LG는 1-3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 말, 1사 1루 상황에서 터진 박용택의 2루타로 추격을 시작했다. 이때 박용택 대신 황목치승이 대주자로 2루에 들어갔다. 양석환의 삼진으로 2사 2루. 타석에 들어선 이형종이 우전안타를 때렸고 황목치승은 주저없이 홈으로 돌진했다.
하지만 넥센 우익수 이정후의 송구가 완벽했다. 그대로 홈을 저격했고, 타이밍상 완벽한 아웃이었다. 심판의 판정도 아웃. 이정후와 넥센의 포수 박동원은 승리를 자축하는 세리머니까지 했다. 하지만 황목치승은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고, 판정은 뒤집어졌다.
느린 그림으로 태그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황목치승은 홈으로 슬라이딩을 하면서 포수의 태그를 피해 왼손으로 홈을 터치했다. 박동원의 태그보다 황목치승의 홈 터치가 빨랐던 것이다.
그렇게 3-3 동점이 됐고, 경기는 재개됐다. 승리를 눈앞에서 놓친 넥센은 흔들렸다. 결국 밀어내기 볼넷으로 끝내기 패를 당했다.
황목치승은 경기 후 “한 번이라도 빛을 보게 돼서 기쁘다”며 “안타 타구도 빠르고 송구도 정확해서 ‘아웃이구나’ 생각했다. 그래도 그냥 죽을 순 없으니까 어떻게든 해보자 해서 슬라이딩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디오 판독을 할 때 한 번만 살려 달라고 하늘에 기도했다”고 간절했던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진채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