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 “文대통령·준용씨에 사과”… 조작 개입은 부인

입력 2017-07-26 16:39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26일 서울남부지검으로 출석하며 ‘제보 조작’ 사건에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검찰에 출석했다. 그는 “제보가 조작된 사실을 몰랐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아들 준용씨에게 사과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26일 오후 3시48분쯤 서울남부지검에 도착했다. 굳은 표정을 짓고 청사 안으로 들어가던 그는 몰려든 기자들 앞에 잠시 멈춰 입장을 말했다.

그는 “제보가 조작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 우리(국민의당)는 결코 국민을 속이려 하지 않았다. 구구한 말로 변명하지 않겠다. 책임질 일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지겠다”며 “사건의 진상이 밝혀질 수 있도록 알고 있는 그대로를 검찰에 말하겠다”고 밝혔다.

‘윗선의 지시’ 의혹에 대해서는 거듭 부인하려는 듯 당원 이유미(구속)씨를 특별히 강조했다. 그는 “이유미씨 조작 사건으로 많은 실망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제보자로 지목된 두 분(준용씨 미국 파슨스스쿨 동료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로 피해를 입은 문 대통령과 준용씨에 대해서도 이 자리를 빌려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국민의 실망과 충격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은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26일 서울남부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26일 서울남부지검으로 출석하며 ‘제보 조작’ 사건에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이 의원은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장을 지냈다. 다른 당 후보에 대한 각종 제보를 보고받고 그 내용을 검증해 공개 여부를 판단한 공명선거추진단 보고체계의 정점에 있었다.

국민의당은 대통령 선거일 나흘 전인 지난 5월 5일 문 대통령이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입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다. 국민의당은 의혹을 뒷받침할 근거로 “준용씨의 미국 파슨스스쿨 동료가 말한 녹취록과 모바일 메신저 대화록을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자료들은 당원 이씨에 의해 조작된 것이었다. 이 의원은 조작된 제보를 공개하기 하루 전인 5월 4일 이 전 최고위원으로부터 녹취록과 대화록을 넘겨받았다. 검찰은 이 의원에게 제보를 검증한 경위, 제보 공개 과정에 관여한 정도, 고의성 여부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