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의 담뱃값 '셀프인하'… 정치권 "자가당착 코미디" 한목소리

입력 2017-07-26 15:58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제1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정우택 원내대표, 홍준표 대표, 이철우 최고위원. 뉴시스

자유한국당에서 담뱃값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나서자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민을 생각해서라지만 집권당 시절 올렸던 담뱃세를 당시와 정반대 논리로 다시 내리겠다는 주장에 '셀프 인하'란 비아냥마저 나왔다.

한국당은 25일 당 정책위원회에서 담뱃값 인하 법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4500원인 담뱃값을 2000원 인하하고 2년마다 물가상승분을 반영해 재조정하겠다는 내용이다. 홍준표 대표의 19대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그러나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정부와 함께 주도한 담뱃값 인상을 스스로 다시 내리려는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은 '자가당착에 빠진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담뱃값 인하 추진은) 자신들이 내세운 담뱃세 인상 명분이 모두 거짓말이었음을 실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세연 바른정당 정책위의장도 "한 마디로 코미디"라며 "국민 건강을 이유로 담뱃값을 인상한 게 엊그제 같은데 스스로 다시 내린다는 건 모순"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의 장제원 의원 또한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담뱃값 인하 문제는 민주당이 주장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일침을 던졌다.

한국당이 추진 중인 법안은 개별소비세 신설, 담배소비세·지방교육세 인상,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인상을 통해 올렸던 담뱃값을 이 세 부문의 법률 개정을 통해 원상복귀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당 차원 추진은 아니다. 공약이긴 하지만 국민 여론이나 여러 채널에서 의견을 듣고 법안을 당론화하는 게 합리적인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담뱃값과 함께 유류세 인하도 추진 중이다. 이 역시 홍 대표가 대선후보 시절 발표했던 공약의 하나로, 배기량 2000cc 미만의 모든 차종에 대해 유류세를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내용이다.

박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