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스퀘어 '군함도의 진실'… 일본인 광부였다

입력 2017-07-26 10:52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게재된 '군함도의 진실' 홍보영상

지난 3일부터 일주일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가장 큰 전광판에는 '군함도의 진실'이라는 15초 홍보영상이 실렸다. 이를 주최한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에 있는 군함도 안내판에 강제징용 내용이 표기되지 않았다"며 홍보영상을 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 영상 속 석탄 캐는 광부 사진은 조선인 강제징용자가 아닌 일본인 광부로 판명됐다.


서경덕 교수는 26일 "이번에 제가 아주 큰 실수를 했습니다"라며 "(군함도 홍보영상에 쓰였던) 첨부 사진이 군함도에서 탄을 캐는 조선인 강제징용자가 아니라 일본인 광부였다"고 시인했다. "많은 언론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등장하는 군함도 사진이어서 확실한 사진이라고 생각했다"며 "더 철저하게 검증하지 못한 저의 큰 실수였다"고 사과했다.

일본인 광부로 밝혀진 '군함도의 진실' 영상 속 사진(아래)

사진 속 광부는 탄광에서 모자를 쓰고 옆으로 누운 채 탄을 캐고 있다. 타임스스퀘어 영상에서는 '600명의 조선인 강제징용자 중 120명이 사망했다'는 문구와 함께 배치됐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장소도 군함도 해저 탄광이 아니라 후쿠오카현 지쿠호 탄광에서 찍은 것이며 시기도 메이지시대(1868~1912년) 중기로 조선인 징용과 거리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광부의 사진은 '눈으로 보는 지쿠호 100년'이라는 향토 사진자료집에 처음으로 게재됐다. 1990년 사진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국문 사진자료집 '강제징용 "조선 사람은 이렇게 잡혀 갔다"'에 실렸고, 서경덕 교수는 이 사진자료집을 재인용한 '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이란 책을 참고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게재된 '군함도의 진실' 홍보영상

서 교수는 "타임스스퀘어 광고는 이미 내려가 어쩔 수 없다"며 "유튜브에 올린 영상은 이 사진을 뺀 후 재편집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후속조치를 전달했다.

또 "이 사진은 한국 인터넷상에 강제징용의 대표 사진처럼 널리 퍼져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잘못된 사진이 사용되면 일본 우익에 빌미를 제공하게 되니 지금까지 나온 방송, 신문, 개인 블로그까지 다 검색해 이 사진이 잘못된 것임을 널리 알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군함도의 진실' 홍보영상은 3개의 전광판을 함께 활용한 타임스스퀘어 최대 전광판에 실렸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본의 군함도는 사실 강제징용이 일어났던 곳이고, 120여명의 사상자도 발생했던 '지옥섬'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강조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