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도 한국처럼?… 獨 중·고생 희망직업 1위 '공무원'

입력 2017-07-26 09:04
슈피겔 웹사이트 캡처

공무원은 한국 청년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 중 하나다. '공시(공무원 시험)' 열풍은 일시적 현상을 넘어 대세로 굳어졌다. 문재인정부 들어 공무원 증원 방침이 현실화되자 공시족은 더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극심해진 청년실업에 안정적 일자리를 선호하는 심리가 반영돼서일 것이가. 

이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었다. 독일의 중·고교 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하고 싶은 직업 1위로 공무원을 꼽았다. 오랫동안 1위 자리를 지켜온 자동차업계를 제치고 처음으로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 됐다. 역시 '안정'을 지향하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덴스는 해마다 독일 중·고생(8~13학년) 2만명을 대상으로 졸업 후 어떤 직종과 기업에 취업하길 원하는지 조사해 ‘학생지표’를 발표하고 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2017년 학생지표 조사에서 선호 직종이 예년과 크게 달라졌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1~6월 실시된 조사에서 독일 학생들은 24%가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공무원이 선호직종 1위에 오른 것은 이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그동안 1위였던 자동차업체는 21%로 한 단계 내려갔다. ‘디젤 게이트’로 불리는 배출가스 조작 파문 등의 여파에 자동차업계의 인기가 하락했고, 학생들의 안정 지향 심리가 반영돼 공무원이 급부상한 것으로 해석됐다. 뒤를 이어 상업(16%) 소비재산업(15%)이 꼽혔다.

세부 직종에서는 경찰이 14%로 전년에 이어 1위였다. 스포츠용품업체 아디다스가 2위, 군인은 전년보다 한 단계 오른 3위를 기록했다. 자동차업체 BMW와 아우디는 4위와 5위로 하락했다. 이밖에 포르셰,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 민영방송사 프로지벤자트아인스 등이 10위권에 올랐다.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응답은 30%로 전년도 27%에서 높아졌다. 설문조사 내용을 종합한 결과 최근 학생들 사이에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 학생 중 55%는 직업 선택을 위해 검색하고 찾아볼 수 있는 장소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답했다. 하지만 여전히 미래 직업에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학생이 더 많았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