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 당국이 25일(현지시간) 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북한 미사일과 관련한 '긴급 기밀 브리핑'을 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브리핑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시험에 성공한 데 이어 27일 다시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정황이 감지된 상황에서 이뤄졌다. 27일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64주년이 되는 날이다.
◇ 기밀 브리핑 주제는 "北 ICBM 개발 속도"
공화당 소속인 맥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은 비공개로 진행된 '북한 브리핑'이 북한의 ICBM 개발 속도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고 밝혔다. 또 "군사위원회뿐 아니라 모든 하원 의원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이었다"면서 "미국이 직면한 위협을 공유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손베리 위원장은 브리핑 직후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위협하려는 시도에 진전을 이뤘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또 "지난 몇 년간, 특히 지난 8년 동안 미사일방어(MD)를 간과했다. MD 체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원이 통과시킨 국방수권법안에 미사일방어체계 구축 강화가 포함된 점을 언급하며 의회와 행정부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 평안북도에서 분주해진 'TEL'
북한 평안북도 일대에서는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TEL)의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 TEL은 미사일이 들어있는 원통형 발사관을 탑재한 차량이다. 이런 움직임에 '27일 발사설'이 맞물려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CNN도 미 국방부 관료의 말을 인용해 "탄도미사일 발사 장비를 실은 수송차량이 지난 21일 평안북도 구성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TEL이 발사 장소에서 포착되면 통상 6일 안에 실제 발사로 이어지곤 했다. 이날로부터 6일째 되는 날은 정전협정 체결 64주년인 7월 27일이다.
하지만 우리 군 당국은 "아직은 발사준비까지 갖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로미오급 잠수함이 동해에서 장기간 기동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 "北, 내년이면 美 본토 ICBM 타격 가능"
미국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인 국방정보국(DIA)은 "이르면 내년 중 북한이 핵 탑재 ICBM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게 될 것"이란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북한의 ICBM 기술이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으며 미국 본토 타격 가능 시점을 예상보다 2년이나 앞당겼다는 내용이다. WP는 "김정은이 2018년 중 안정적인 핵 탑재 가능 ICBM을 생산할 수 있을 거라는 게 DIA의 결론"이라고 전했다.
이는 북한의 ICBM이 내년이면 초보적 수준을 넘어서서 조립 단계로 진보하게 된다는 뜻이다. CNN은 DIA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수 개월 내에 (ICBM) 생산을 시작할 수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지난 4일의 ICBM 테스트는 미국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WP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이르면 27일 새로운 미사일 발사시험을 단행하며 ICBM 개발의 마지막 단계로 보이는 대기권 재진입 실험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