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노후 석탄발전소 셧다운’ 정책이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립환경과학원은 “6월 한달간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발전소 8기를 일시적으로 가동 중단한 결과, 충남지역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농도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25일 밝혔다. 충남지역은 시험 대상이었던 8기의 노후 석탄발전소 중 절반이 위치한 곳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충남지역 40개 지점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보니 22㎍/㎥로 지난 2년 평균치에 비해 4㎍/㎥이 감소했다. 이는 지난 2년간의 6월 평균치에 비해 15.4% 감소한 수치다.
다만 국립환경과학원이 다른 변수를 배제하고 노후 석탄발전소만의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모델링 분석을 해보니 ‘노후 석탄발전소 셧다운’만으로 줄어든 미세먼지 농도 감소치는 4㎍/㎥ 중 0.3㎍/㎥에 그쳤다. 월평균 1.1% 정도였다. 나머지 3.7㎍/㎥은 다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감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고 이번 ‘노후 석탄발전소 셧다운’ 정책의 효과가 미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인체 위해성 관점에서 중요한 단기간 감소 효과는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일 최대 3.4㎍/㎥(8.6%), 시간 최대 9.5㎍/㎥(14.1%)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줄어들어 효과를 입증했다.
또한 석탄발전소 가동을 일시중단하면서 줄어든 미세먼지의 96%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이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들어진 2차적 발성 미세먼지였다. 인체에 더 유해한 작은 입자의 미세먼지일수록 2차적 발생 미세먼지일 가능성이 높다.
김정수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중단은 미세먼지의 단기간 고농도 사례를 관리하는 데 특히 효과적임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세먼지 농도가 아닌 배출량을 따졌을 때 노후 석탄발전소 8기를 가동 중단하면서 줄어든 미세먼지 배출량은 총 304t이었다. 구체적으로 충남 보령·서천 화력발전소 4기에서 141t, 경남 2기와 강원 2기에서 163t이 감축됐다. 이는 지난해 6월 국내 전체 석탄발전소 53기가 배출한 1975t의 미세먼지 중 15%에 육박하는 양이다.
환경부는 “이번 한달간의 조사결과를 앞으로 석탄화력발전소 정책결정에 활용할 계획이며, 2018년에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중지 효과를 지속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