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과 송영길 의원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장례식장에서 웃는 모습으로 기념 촬영한 것으로 알려져 네티즌 입방아에 올랐다. 특히 양쪽 엄지손가락을 위로 올리는 동작은 논란의 불씨를 크게 지폈다. 불운한 삶을 살다간 이의 장례식장에서 기념 촬영을 한 것도 부적절한데 이들이 보인 태도가 더욱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었다.
25일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는 23일 별세한 김군자 할머니의 장례식장에서 촬영된 사진 1장이 급속도로 퍼졌다. 사진에서 손혜원 의원은 송영길 의원과 함께 카메라를 향해 웃었다. 두 의원의 엄지손가락은 위쪽을 향해 있었다. '따봉'으로 잘 알려진 "정말 좋다"는 뜻의 손짓이다. 두 의원 곁에는 문상객 10명이 함께 있었다. 이들도 두 의원과 마찬가지로 엄지손가락으로 '따봉'을 하거나 브이(V)자를 그렸다. 손혜원 의원은 함께 조문을 가자면서 인터넷 공지를 올렸고, 이 '번개 모임'에서 이런 사진이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손혜원 의원은 이 사진을 올리며 "김군자 할머니 문상에 함께 가자고 페이스북에 올린 제 안에 밤늦게까지 100분 넘게 빈소에 와주셨다"고 썼다고 한다.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는 "장례식장에서 '따봉'이라니 너무 경솔한 행동이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온라인 여론이 들끓자 국민의당도 두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회부해야한다고 논평했다. 국민의당은 "김군자 할머니 빈소에서 벌어진 해괴망측한 상황에 분노한다"면서 "어떤 변명으로도 납득하기 어렵고 용서할 수 없는 장면"이라고 했다.이어 "평생의 한을 풀지도 못하고 당신이 가진 모든 것을 기부하고 별세하신 위안부 할머니 빈소에서 이런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난 것을 개탄한다"면서 "'나라다운 나라'는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예의와 상식을 지키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23일 별세한 김군자 할머니는 중국 지린성 훈춘 위안소로 강제동원돼 위안부 생활을 했다. 해방되던 1945년 중국에서 걸어서 귀국한 뒤 1998년부터 위안부 피해자 거주시설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지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