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또 막말 “나도 알바비 떼여봤지만 노동청에 고발 안해”

입력 2017-07-25 14:36 수정 2017-07-26 10:46

연이은 막말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또 다시 막말 파문에 휩쓸렸다. 이번엔 아르바이트 임금 체불에 면죄부를 주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이 거세졌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가 겉은 멋있지만 뜨지 않고 있는 비행기를 만드는 게 아닌가 걱정한다”며 문재인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과 최저임금 인상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아르바이트 임금 체불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들릴 수 있는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

그는 “소득 주도 성장론은 소득이 오르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물가가 오르거나 일자리가 없어진다면 소득이 오를 수 없다”며 “소득 주도 성장론은 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함께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도 ‘알바'를 한 적이 있는데 사장님이 망해서 월급을 떼였지만 사장이 살아야 저도 같이 산다는 생각으로 노동청에 고발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같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고용인에게 임금을 체불당해도 ‘공동체 정신'을 가지고 버텨내자고 주장한 셈이다.

이어 ‘소득 주도 성장론’ 자체에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소득 주도 성장론은 최저임금 인상의 기반이 되는 이론인데 아직까지 입증되지 못한 이론”이라며 “이런 실험을 너무 많이 나가서 했을 때 한국경제가 완전히 퇴보한다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유념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공동체 정신보다는 고용인의 이해관계에 치우친 얘기로 읽힐 수 있는 발언이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의 '막말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7일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외교부 장관은 국방을 잘 아는 남자가 해야 한다”고 말해 성 역할에 대한 편견을 드러냈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깎아내리는 발언도 문제가 됐다. 지난달 30일에는 파업 중인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를 가리켜 “미친 놈”이라고 표현했다. 급식 조리 노동자들을 “아무 것도 아니다. 그냥 급식소에서 밥 하는 아줌마들”이라며 폄하하는 발언도 했다.

19일에는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증원 계획을 비판하며 “공무원을 증원하면 인재가 공공부문에 다 몰리게 된다”며 “사실 공공부문이라는게 그렇게 대단하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고 말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