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영비리 핵심 피의자인 손승범 전 인사담당 차장의 인상착의가 25일 검찰에 의해 공개됐다. 손 전 차장은 1년 넘게 도피 행각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KAI 경영진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핵심 인물이자 비자금 일부를 횡령한 것으로 추정되는 손 전 차장을 공개 수배했다. 손 전 차장은 KAI에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을 개발하는 용역회사 선정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처남 명의로 설계용역업체를 설립한 뒤 247억원대의 물량을 챙기고 이 중 약 2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손 전 차장이 비자금 조성 의혹의 실마리를 제공해 줄 인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년 동안 노력했지만 비공개 수사로는 검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법기관이 힘을 좀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개 수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손 전 차장은 하늘색 티셔츠와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고 있다. 안경을 쓰고 있으며 머리도 깔끔하게 정리돼 도피 생활 중인 사람의 모습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손에는 수납공간이 많은 커다란 가방도 들고 있다.
검찰의 추격은 지난해 6월 시작됐다. 이후 손 전 차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 활동을 벌이는 등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손 전 차장이 어떤 조력을 받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회사원이 이렇게 꼬리가 안 잡히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