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혐의 가톨릭 추기경의 추락… 법원 “특별대우 없다”

입력 2017-07-25 11:35

아동성범죄 혐의로 기소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 조지 펠(76) 추기경이 26일 모국인 호주 법정에 선다. 기소 후 첫 법정 출석이다.


펠 추기경은 가톨릭 세계 내에서 교황청 재무원장이라는 고위직책을 맡고 있다.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SMH)는 “펠 추기경이 가톨릭 교회 서열 3위에 이르는 최고위급 사제지만 법정 출석과 관련해 그에게 특별대우는 없다”고 25일 보도했다.

이는 펠 추기경이 음주 운전자, 마약 사범 등 잡범과 나란히 서서 법원에 들어갈 처지로 전락했다는 의미다. 호주 멜버른 치안법원이 추기경이라는 신분과 관계없이 평상시대로 업무를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함에 따라 펠 추기경은 26일 오전 다른 피고인, 변호인, 경찰과 함께 줄을 서서 법정에 들어가야 한다.

가톨릭 고위 사제의 추락에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26일 법정 밖에서는 펠 추기경의 지지자와 성폭력 피해자가 시위하고, 호주는 물론 세계 유력 언론매체 취재진까지 몰려와 진을 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유력 매체가 펠 추기경의 첫 법정 출석 취재를 위해 기자 12명을 파견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펠 추기경은 지난달 29일 호주 빅토리아주 경찰이 여러 건의 성범죄 혐의로 자신을 기소하자 “꼭 참석해 결백을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 심리에 출석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는 꼭 나가겠다고 했다. 상세한 범죄 혐의는 현재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펠 추기경은 10일 모국인 호주로 돌아와 이번 재판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호주 현지 언론들은 “세간의 큰 관심에도 불구하고 이날 첫 심리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단순히 다음 심리 일정을 정하는 선에서 끝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