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 10명 중 1명, 발병 5년 반 후 심장혈관 합병증 얻는다

입력 2017-07-25 10:12
당뇨병을 5년 이상 앓게 되면 심혈관 합병증을 얻기 쉬우므로 흉통이 없는 무증상 환자라도 관상동맥 CT검사를 해봐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순환기내과 장기육(교신저자)·내분비내과 조재형 교수팀이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이관용(제1저자)교수 연구팀과 함께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당뇨 진단을 받은지 5년 이상 된 무증상 제2형 당뇨 환자 933명을 대상으로 관상동맥CT검사를 실시한 결과, 관상동맥 내 50% 이상 협착이 최소한 1군데 이상 발생한 비율이 40%(374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육 조재형, 인천성모병원 이관용 교수(왼쪽부터) 연구팀.
이들 당뇨환자들의 유병기간 중앙값은 11.7년이었고, 당화혈색소 평균치는 8.0 수준이었다. 아울러 전체의 54.3%가 고혈압, 50.1%가 당뇨망막증, 23.2%는 미세단백뇨증을 동반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당뇨를 앓은지 5년 6개월이 지난 환자들도 따로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10명 중 1명꼴(10.1%)로 사망, 심근경색, 재관류 등 심각한 심장혈관 합병증을 얻어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CT검사 결과 관상동맥 내 50% 이상 협착이 있는 경우엔 심각한 심혈관 합병증 발생 위험이 3.11배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런 합병증 발생률은 관상동맥 죽상경화반 중증도 점수가 높을수록 높아져 눈길을 끌었다.

이는 심혈관 질환 증상이 없는 무증상 당뇨환자도 기존 위험인자로만 위험도를 평가하는 것보다 관상동맥 CT검사가 심혈관질환 합병증 감시에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비침습적 관상동맥 조영 CT 검사는 침습적인 혈관촬영술에 따른 합병증의 위험성과 비용을 절감시킨다. 하지만 방사선 노출 및 조영제 신독성의 위험 때문에 무증상인 환자는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면 관상동맥질환 검사를 권장하지 않았다. 미국당뇨병학회와 미국심장협회권고안에 따르면 증상이 있는 중등도 위험도 (10~20%) 환자군에게 적용된다.

장기육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기존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관상동맥 CT상 협착을 함께 활용하면 무증상 당뇨환자에서 장기적인 심혈관 합병증 발생 위험 평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당뇨 관련 국제 학술지 ‘다이어비츠 케어(Diabetes Care)’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