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김군자 할머니, 하늘에서 평안하시라"

입력 2017-07-24 15:13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군자 할머니를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군자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할머니는 16세에 납치당해 중국에 위안부로 끌려가 모진 고난을 겪으셨습니다. 그 후 일본의 전쟁범죄를 증언하고 기부를 통해 남을 돕는 일에 평생 헌신하셨습니다”라고 글을 게재했다.

이어 “강인한 생존자, 용감한 증언자였던 김군자 할머니. 지난 2015년 12월31일 나눔의 집에서 할머니를 뵀을 때 ‘피해자는 우리'라고 말했던 그 모습을 기억한다”면서 “이제 모든 고통을 내려놓고 하늘에서 평안하시라”고 애도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 할머니는 23일 오전 8시4분쯤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 91세 노환으로 별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성남시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군자 할머니 빈소에 근조 화환을 전달했다.

김 할머니는 1926년 강원도 평창에서 3녀 중 장녀로 태어나 16세 때 중국 지린성 훈춘 위안소로 강제동원됐다. 3년간의 위안부 생활 동안 수차례 탈출을 시도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그때마다 가혹한 구타를 당한 김 할머니는 평생 왼쪽 귀가 들리지 않는 장애를 안고 살아왔다. 


김 할머니는 매주 위안부 피해 수요집회에 나와 증언했으며, 2007년에는 마이크 혼다 미 하원의원이 주최한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에 나와 증언하기도 했다. 또한 지금까지 한국 정부로부터 받은 배상금 등을 모아 아름다운 재단과 나눔의 집 등 2억5000만원 넘는 돈을 기부하기도 했다.

김 할머니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238명의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생존자는 37명으로 감소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