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28) 씨는 어렸을 때부터 식사 후 가슴이 답답하고 누워 있으면 음식물이 역류하는 증상에 시달리다 최근 H+양지병원(원장 김상일)에서 ‘식도 이완 불능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주치의는 식도 이완이 안되어 음식물이 식도에 고여 있어 식도를 넓혀주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식도이완불능증은 식도와 위장을 연결하는 식도하부괄약근이 닫힌 채 열리지 않아 음식물이 위장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식도에 머물러있다가 역류하는 질환이다.
H+양지병원 소화기센터(센터장 박재석·사진오른쪽)는 이를 ‘경구 내시경 식도 근절개술(POEM)’로 치료한다. 기존의 내시경풍선확장술이나 보툴리눔 톡신주사 치료보다 예후가 좋은 것은 물론 재발 및 합병증 발생 위험도 낮아 최근 들어 신의료기술로 급부상 중인 치료법이다.
박재석 H+양지병원 소화기센터장은 “POEM 시술에 수차례 성공했고, 합병증도 거의 발생하지 않아 식도이완 불능증 치료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조기 위암 치료에 적용되는 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술을 익한 의사라면 더욱 편하게 시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식도이완 불능증, 명확한 원인 없고 치료도 쉽지 않아
POEM 시술의 대상인 식도이완 불능증은 정확한 국내 통계는 없지만 세계적으로 연간 발생률이 10만 명 당 1명, 유병률은 10만 명 당 10명 정도의 희귀질환이다.
해당 질환은 식도 근육의 과도한 긴장으로 음식물이 식도를 통과하지 못해 생기게 되는데 이러한 식도의 과도한 수축으로 흉통과 식도 확장, 체중감소, 식도에 고인 음식이 역류하거나 이로 인해 흡인성 폐렴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식도이완 불능증은 그 원인이 불명확한데 자가면역이나 바이러스 감염, 퇴행성 신경질환 등이 해당 질환 발생에 관여한다고 추정된다. 치료법은 현재까지 보톨리눔 독소 주입법이나 내시경 풍선확장술, 수술적 근절개술 등의 방법이 시행되어 왔다.
그러나 풍선확장술의 경우 40~50% 정도가 추가치료가 필요하며, 보톨리늄 독소 주입술의 경우 치료효과가 6개월 이내에 그친다는 한계가 있다.
수술적 근절개술의 경우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지만 외과적 수술에 대한 부담과 함께 5년 관해율(질환의 증상이 경감, 완화되는 것) 이 76.1%로 생각보다 완치율이 높지 않다
POEM 시술, 외과적 수술 대비 부담 적고 효과 높아
이러한 식도 이완 불능증의 치료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POEM 시술이다. 기존 위장관 점막병변 절제에 사용되고 있던 내시경 점막하박리술을 활용한 것으로, 내시경으로 식도 근육을 선택적으로 절개한다. 기존 외과 수술 대비 회복속도가 빠르고 치료 효과도 높다.
특히 POEM 시술은 기존 시술 대비 안전한 것이 특징이다. 국제 POEM 설문 자료에서 보고된 내용에 따르면 POEM 시술을 받은 841명 중 합병증이 발생한 것은 3.2%에 불과하다.
이는 기존 풍선확장술의 천공률 4%, 복강경 근절개술 점막 천공률의 경우 12%인 것에 비교한다면 POEM의 주요 합병증 발생률은 매우 낮은 편에 속하는 시술이다.
다만 아직 국내에 널리 퍼지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POEM 시술은 2008년 일본에서 시작된 최신 시술이지만 국내 몇몇 병원 외에는 시술이 일반화 되지는 않고 있다.
POEM 시술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내시경 점막하 시술 시 점막에 손상을 주지 않도록 근층에 가깝게 점막하 박리를 시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2011년 국내에 POEM 수술이 도입된 이래 대부분의 시술이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