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국민이 아닌 언론이 레밍?" 김학철 변명에 녹취록 공개

입력 2017-07-24 07:29

물난리 속에서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났다가 비난 여론에 휩싸여 조기 귀국한 김학철 충북도의원이 ‘레밍’ 발언에 대해 해명하면서 이번에도 언론을 탓했다. 국민이 아닌 언론을 말한 것이 왜곡됐으며 해당 취재기자가 레밍이라는 단어를 알지 못해 벌어진 오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KBS는 당시 녹취록을 공개하며 말도 안 되는 책임회피라고 일갈했다.



김 도의원은 귀국 직후인 지난 23일 새벽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사과했다. 김 의원은 “공항에서 들고 나왔던 작은 가방을 봤을 텐데 그 가방은 내가 출국하던 날 집에서 떠나오기 전에 챙긴 것이다”며 “출국 전날까지 가야하는 지 말아야 하는 지 고민하느라 지난 7일 동안 잠을 단 10시간도 못 잤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도청 관련 부서로 확인해 보니 정확한 피해 집계가 열흘 정도 있어야 나오는데 공공부문은 북대동 폐수처리장 등 몇 곳을 제외하고 모두 복구가 끝났다고 해 연수를 떠나게 됐다”며 “도청에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이번에 떠난 의원들이 모두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가지 말자고 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모든 비난과 책임은 위원장인 자신에게 있으니 달게 받겠다. 다른 의원들에겐 비난을 자제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들의 공분을 샀던 레밍 발언과 관련해서는 인천공항 입국 직후 해명했다. 귀국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몰린 기자들에게 김 의원은 “굉장히 많이 편집됐고 억울한 부분이 있다”며 “의도됐든 의도되지 않았든, 일종의 함정 질문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자로부터 인터뷰 고지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짧은 시간 사회적 현상을 설명했는데 이때 의미가 잘못 전달 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국민이 아니라 대한민국 언론이 레밍 같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기자와 전화통화를 하다 보니 그렇게 얘기를 못했다”며 “기자가 레밍이라는 단어를 몰랐다”고도 했다.




이 같은 해명에 해당 방송사인 KBS는 변명이며 책임회피라고 비판하며 지난 19일 김 의원과 통화한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이건 뭐 아이, 그 무슨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이상한 우리 국민들이 이상한 이런 저기 그... 제가 봤을 때는 이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든다. 레밍”이라고 말했다.

해당 기자가 “레밍?”이라고 반문하자 “네”라고 짧게 답했다. 기자는 이어 “레밍이 뭐냐?”고 다시 물었고 김 의원은 “아,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사는 그 집단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방금 말씀한 내용 어떤 취지고 어떤 입장인지. 이런 거 잘 반영하도록 하겠다”는 기자에게 김 의원은 “안 내주시는 게 더 좋고”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 의원의 이같은 해명에 네티즌들은 더욱 공분하며 비난을 쏟아냈다. “아무 말 대잔치냐?” “대체 사과를 한거냐 안 한거냐” “변명이 너무 궁색하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의 사과를 연상한 이들도 많았다. 

김 의원은 또 이번 연수가 관광성 외유라는 점에 대해 “내가 속한 행정문화위원회의 업무가 관광문화”라며 “선진국의 관광시스템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이번 연수는 외유가 아니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