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밥’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온라인에서는 엄마들이 아기를 먹이기 위해 하는 밥이라는 의미보다 식당 주인이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을 위해 제공하는 메뉴판에는 없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아이들 둔 부모를 유치하기 위한 서비스이자 아이를 위한 선의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애기밥 때문에 속상하다는 얘기가 온라인에서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네이트판에는 돈을 받고 애기밥을 판매하고 있다는 한 식당의 사연이 올라왔습니다. 식당 주인 자녀가 쓴 걸로 보이는데요. 새로 생긴 애기밥 메뉴를 보고 유난히 신경질 내는 손님들 때문에 속상하다고 적었습니다. 이 메뉴를 새로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글쓴이는 “상황은 다 아실거라고 생각해요”라고 했습니다. 식당 주인의 호의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무리한 요구를 하는 손님들 때문이라는 겁니다.
애기밥 서비스는 여러차례 논란이 됐습니다. 어른 것만 주문하고 애기밥을 계속해서 리필하는 일부 엄마들 행태를 고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이런 엄마들은 배려없는 식당이라며 동네장사 접게 하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때마다 ‘거지맘’ ‘맘충’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공공장소에서 제멋대로인 아이들을 통제하지 않거나 질서를 지키지 않는 엄마들과 함께 대표적인 꼴불견으로 입방아에 올랐죠.
이번 사연 내용에도 몰지각한 엄마들의 행태가 적혀있습니다.
애기밥이 비싸다 다른데는 그냥 주거나 천원인데,
동네장사인데 애가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고 2000원이나 받냐, 정없다.
애기밥 재료 모두 국산에 유기농이냐, 원산지 표시 가져와라. 조미료 맛 난다.
애기밥으로 밥, 김, 참기름, 간장, 계란 프라이에 국을 제공한다는 글쓴이는 최상급 국산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손도 만이 가고 남는 것도 없다며 손님들에게 이해를 구했습니다.
이 사연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됐는데요. 네이트판에 달린 댓글이나 다른 커뮤니티 반응은 일부 손님들에 대한 비난 일색이었습니다. ‘갑질’ ‘진상’ ‘거지’ 등 험악한 표현으로 도배됐죠. 그러면서 지난 3월 무상으로 제공하던 애기밥 서비스를 중단한 식당이 내건 안내문 사진이 소환되기 했습니다.
아이들이 먹기에 적합하지 않은 메뉴가 많아 애기밥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간혹 있었지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습니다. 식당에서 베푼 호의에 대해 감사하지 않고 당연시 하거나 권리로 여기는 일부 엄마들 때문에 이런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내 아이를 위해 요구하기에 앞서 한번쯤은 되새겨봐야할 사연입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