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밍 발언’ 김학철, 수해 복구 불참… “그분들이 반기겠나?”

입력 2017-07-23 14:36 수정 2017-07-23 15:36
사상 최악의 수해가 발생한 가운데 유럽연수를 떠나 물의를 빚은 김학철 충북도의원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기록적인 폭우 피해에도 불구하고 외유성 출장을 떠나 비난 받은 충북도 의원들이 뒤늦게 수해 복구 현장을 찾았다. 반면 ‘레밍 발언’으로 분노를 키운 김학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학철 의원과 최병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봉순·박한범 한국당 의원 등 4명은 충북지역에서 수해가 난 이틀 뒤인 지난 18일 유럽 연수를 떠나 물의를 빚었다. 이들의 방문지역은 파리 개선문, 로마시대 수로, 모나코 대성당, 피사의 사탑, 페라리 광장 등 관광명소 탐방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학철 의원은 국민들을 ‘설치류’에 견주는 발언을 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외유성 출장에 대해 취재하는 한 언론에게 “세월호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말한 것이다.

사태가 악화되자 최병윤 의원과 박봉순 의원은 지난 20일 조기 귀국해 청주에서 ‘속죄’의 수해 복구 활동에 나섰다. 지난 22일 김학철 의원과 함께 귀국한 박한범 의원도 23일 낮부터 합류해 수해 복구 작업에 힘쓰고 있다.

23일 충북 청주시 미원면 수해 농가에서 충북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최병윤, 자유한국당 박봉순·박한범 의원이 수해복구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 김학철 의원이 수해 복구 작업에 참여할 지는 불투명하다. 김학철 의원은 22일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사진을 찍기 위한 봉사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수해 복구 참여 의지를 묻자 “제가 수해 현장에 간다 한들 그 분들이 반기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날 김 의원은 레밍 발언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군중이 어떤 사안이나 어떤 현안과 관련, 최초의 보도나 지도자의 주장에 대해 진영을 나눠 맹목적으로 추종하거나 반대하는 현상인 레밍 신드롬을 (기자에게)설명하다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23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연 충북도의회 자유한국당 김학철 의원과 박한범 의원(왼쪽부터)이 물난리 속 유럽 국외 연수 강행에 관해 사죄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지난 21일 한국당 윤리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외유성 출장에 참여한 세 의원에게 당 최고수위 징계인 ‘제명’ 처분을 내리기로 의결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오는 25일 충북도당 윤리심판위원회를 열어 최 의원에 대한 징계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