쐐기 2타점 2루타에 승리투수까지 된 LG ‘4번타자’ 정찬헌

입력 2017-07-21 23:21 수정 2017-07-21 23:23
뉴시스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 연장 11회 2사 만루에서 4번 타자 정찬헌이 타석에 들어섰다. 

정찬헌은 투수다. 2-2로 맞서던 10회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잘 막았다. 하지만 LG 양상문 감독은 8회 지명타자를 없앴다. 지명타자 박용택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자 황목치승을 대주자로 투입했다. 이어 8회말 수비에 들어가며 황목치승을 3루수로 기용했고, 기존 3루수였던 양석환의 자리에 투수가 들어가면서 지명타자가 사라진 것이다.

결국 연장 11회 오지환의 적시타로 4-2로 달아난 LG는 정찬헌을 4번 타자로 쓸 수밖에 없었다. 정찬헌은 프로 데뷔 후 이날 경기 전까지 단 한 번도 타석에 들어선 적이 없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정찬헌이 상대 이승현의 초구를 그대로 받아쳐 2타점 2루타를 기록한 것이다. 경기가 10대 4로 끝난 것을 감안하면 정찬헌의 타점은 승리에 쐐기를 박는 점수였다. 정찬헌은 이날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까지 돼 투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가 됐다. 덕분에 LG는 6연승을 질주하며 두산 베어스와 공동 4위를 유지했다.

정찬헌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마추어 때도 서보지 않은 타석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며 “이형종이 빠른 볼이 들어올 것이라고 조언을 해줬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