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內 소녀 1만3천명, 女 성생활 통제 ‘할례’ 위기

입력 2017-07-20 18:25
WP 웹사이트 캡처

독일에서 1만명이 넘는 소녀들이 ‘할례’ 위기에 처했다. 할례는 여성의 성생활을 통제하고 임신 가능성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여아의 성기 외음부 일부를 잘라내는 관습이다. 국제사회는 이를 성차별이자 심각한 보건 위협으로 지목하고 폐지를 위한 교육활동과 사법처리를 병행하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독일 비영리기구 ‘테르데팜므’(Terre des Femmes)를 인용해 독일에서 1만3000명의 미성년 소녀들이 할례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보다 약 4000명 늘어난 수치다. 이는 여성 할례를 전통으로 여기는 이라크 소말리아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출신 이주민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증가하는 이주민·난민 유입에 따라 지난 1년 사이 독일에서 할례를 치른 여성은 5만8000명으로 추정된다. 4만8000명에서 20%가량 늘어난 것이다. 2009년 유럽의회 조사에서는 유럽 내 여성 할례 피해자가 최소 50만명이고, 1만8000명의 소녀들이 추가 피해자가 될 것으로 집계됐다.

WP 웹사이트 캡처

WP 웹사이트 캡처

독일 정부는 지난 2월 할례를 엄격히 단속하겠다고 공언했다. 독일 거주 소녀들은 가족과 함께 아프리카 등 고향을 방문해 할례를 치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독일은 2015년부터 해외에서 여성 할례를 받는 것도 불법화했다. 적발될 경우 부모는 독일 여권을 압수당할 수 있다. 최근에는 교사들에게 이주민 가족이 할례를 치르러 출국하는 것으로 의심되면 지역 당국에 신고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테르데팜므의 하를로테 바일은 강력한 법만으로는 할례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가ㅣ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요한 것을 교육”이라며 “할례에 관여하는 이들 대부분이 심리적·물리적 영향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할례를 지속하는 집단과 소통하고 결과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