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최저임금 인상, 실질임금 기준으로 해야"...원칙과 현실 구분 필요

입력 2017-07-20 16:34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0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실질임금하고 비교를 해야 원래 취지와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20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업마다 임금 구조가 달라 실질임금은 굉장히 높은데 기본급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기업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런데 기본급과 월 고정수당을 기준으로 하면 필요 이상의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단 최저임금 인상 폭 자체는 존중한다고 전제했다. 박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 폭은 토론을 많이 한 결과로 결정했기 때문에 존중한다”면서도 “소득이 낮은 분들을 돕자는 차원의 생각이라면 실제임금과 비교를 해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분들을 올려드리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최저임금 외에 노동시간 단축도 예를 들며 “지켜야할 원칙과 넘어야 할 현실을 구분했으면 좋겠다”며 첨언했다. 그는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교대제를 바꿔서 사람을 더 뽑아야 하는데, 중소·중견기업 구인난 속에서 사람을 더 뽑을 수 있겠는가 하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새 정부 경제팀에 대해 평가해 달라’는 질문엔 “시기상조”라면서도 “선언적 의미의 일과 실제 정책으로 나온 일은 상당히 많이 달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탈(脫)원전 정책과 관련해선 “제가 원전 사업자이기 때문에 대답 드리기가 참 그렇다”고 운을 뗀 뒤 “좀더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에너지수급계획 등을 면밀히 검토해서 반영시키고 공론화와 계획수립 과정으로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 흐름에 대해선 개선 신호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온기가 고루 전달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2분기 상장사 영업이익이 22.5% 증가했는데 10대 그룹을 제외하면 -2%이다”며 “10대 그룹 외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줄긴 했지만 편중 현상은 대단히 심하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15대기업 간담회 개최 시기에 대해선 “아직 정식으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