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견공(犬公)이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어린 사슴을 구조하는 장면이 찍혀 화제가 되고 있다.
영웅이 된 개의 이름은 ‘스톰’.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유명한 골든리트리버 종이다. 골든 리트리버는 일명 ‘천사견’이라 불리기도 한다. 스톰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 포트 제퍼슨 항구의 바다에서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어린 사슴의 목 부위를 입으로 물어 해변가로 헤엄쳐 나왔다.
영상에서 스톰은 어린 사슴이 뭍으로 나온 뒤에도 몸을 가누지 못하자 깨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듯한 모습도 보여줬다. 어서 일어나라는 듯 어린 사슴의 몸을 가볍게 찌르고, 안타까운 양 낑낑거리기도 했다. 주인인 마크 프릴리는 스톰의 감동적인 구조 장면을 고스란히 영상에 담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마크 프릴리가 이 영상을 페이스북에 게시해 스톰이 일약 스타가 됐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기에 힘입어 스톰은 아침 TV 토크쇼에도 출연했다.
변호사로서 평소 동물구조와 관련해 무료 법률자문도 하고 있다는 프릴리는 스톰의 구조 활동이 단순한 ‘본능’이 아닌 ‘의지’가 들어간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톰이 단순히 사냥감을 쫓는 본능적인 행동을 한 것이 아니다”라며 “인명구조대가 물에 빠진 사람의 팔을 목에 걸어 구조하는 것처럼 스톰도 어린 사슴의 목을 물어 물 밖으로 끌고 나왔다”고 주장했다.
구조된 어린 사슴은 ‘세이브 더 애니멀스 레스큐 파운데이션(Save The Animals Rescue Foundation)'이라는 동물 구조재단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생후 3개월로 추정되는 어린 사슴은 구조 당시 머리에 알 수 없는 상처가 있었고, 한쪽 눈을 제대로 뜨지 못했다. 다행히 18일 오후 현재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완치되면 야생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