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가 수해복구 현장서 장화 신는 법… 같은날 문 대통령 행동

입력 2017-07-20 05:27 수정 2017-07-21 11:04

수해 복구 현장을 찾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장화 신는 법’이 눈길을 끌고 있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보여준 행동과 상반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홍 대표는 19일 문 대통령이 초청한 청와대 오찬을 마다하고 기록적인 폭우로 수해를 입은 충북 청주의 한 농장을 방문했다. 한국당이 공개한 일정에는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자원봉사가 예정돼 있었다. 오전 회의 때문에 45분 늦게 현장에 도착한 홍 대표는 깨진 장독에서 삽으로 된장을 덜어내는 복구 작업을 하다 점심을 먹고, 다시 20여분간 작업을 하다 돌아갔다. 홍 대표가 봉사활동을 한 시간은 밥을 먹은 40분을 제하면 고작 1시간 정도였다.

1시간의 봉사였지만 홍 대표는 모자, 외투, 장화 등 작업복을 갖춰 입었다. 언론을 통해 전해진 현장 사진에는 홍 대표가 ‘삽질’ 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장화를 신는 장면도 담겼다. 홍 대표는 선 채로 한 쪽 다리를 올리고 있었고, 현장 관계자로 보이는 남성은 허리를 숙여 홍 대표에게 장화를 신겨줬다. 홍 대표는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옆 사람의 팔을 붙잡기도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주요 당직자와 당원 등 100여명과 함께 지난 16일 기록적인 폭우로 수해를 입은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수해현장을 찾아 복구 활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네티즌들은 수해 복구 현장에 도움을 주러 간 홍 대표가 오히려 봉사를 받았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몸에 밴 권위의식을 버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면 이날 청와대에선 문 대통령이 직접 테이블을 옮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여야 4당 대표들이 도착하기 전 임종석 비서실장이 야외 테이블을 그늘로 옮기는 것이 좋다고 건의하자 문 대통령이 먼저 나서 테이블을 잡은 것이다. 이에 비서실장과 보좌진이 황급히 테이블을 붙잡았고, 대통령과 보좌진 등 8명이 함께 테이블을 나무 그늘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외교 성과 설명을 위해 여야 당 대표를 초청한 19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정당대표를 기다리며 테이블을 그늘쪽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병주 기자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